"젊은이여, 農大(농대)로 가라"
'달러 멜빵' 메고 강연 - 세계적 투자가인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4일 저녁 서울대에서 강연을 가졌다.
"여기 모인 학생 중에 경운기 몰 줄 아는 사람이 정말 단 한 명도 없나요? 서울대 학생들은 똑똑하다고 들었는데 실망입니다. 미래 최고 유망 업종인 농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군요."
세계적인 투자가 짐 로저스(72) 로저스홀딩스 회장의 탄식에 강당이 술렁였다. 본사 주최 '2015 대한민국 재테크박람회' 참석차 방한한 로저스 회장은 4일 저녁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서울대생들을 상대로 '내가 보는 오늘의 세상'을 주제로 강연을 가졌다. 로저스 회장은 대다수가 MBA 과정인 학생들을 상대로 "MBA가 무슨 필요 있나. 당장 농대로 가라"면서 "정말로 MBA를 따야겠다면 반드시 중국, 아시아에만 투자하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라"고 충고했다.
로저스 회장의 강연을 듣기 위해 모인 서울대 학부생들과 MBA 과정 학생들이 200석 규모의 강당을 꽉 채웠다. 비교적 늦은 저녁 6시에 시작했지만, 예정된 한 시간을 훌쩍 넘겨 두 시간 가까이 이어졌다.
강연은 로저스 회장이 첫 20여분간 세계경제와 투자 전망에 대해 얘기하고, 나머지 시간은 학생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주고받는 '타운홀 미팅(미국의 소도시에서 마을회관에 모여서 자유롭게 토론하는 것)' 형식으로 진행됐다. 로저스 회장은 미국 달러 무늬가 새겨진 자신의 멜빵을 가리키며 "미국 달러의 미래가 너무 비관적이라 멜빵으로 재활용하고 있다"는 농담을 던지며 분위기를 녹였다.
로저스 회장은 학생들에게 "교실을 나가 드넓은 농장으로 가라"며 "여러분이 은퇴할 때쯤 농업은 가장 유망한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량과 농경지 부족이 심해져 농업이 수익을 가장 많이 낼 수 있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청중은 20대 초반부터 30대 초반이 대다수여서 이들이 은퇴할 때쯤이라는 표현은 앞으로 30년 정도 미래를 뜻한 것으로 보인다.
로저스는 "모든 사람이 농업을 등한시하고 도시로 몰려나올 때 역으로 농부가 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내 나이엔 하지 못하는 도전이기 때문에 젊은 친구들이 해줘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로저스 회장의 젊은 시절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다시 젊어진다면 어떤 다른 선택을 하겠느냐"는 질문에 로저스 회장은 "첫째 부인과 결혼하지 않고, 더 일찍 중국에 가서 중국 여자와 결혼해 농부가 됐을 것"이라고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는 "다음 생에는 미국 금융인보다 중국 농부의 삶을 살고 싶다"며 농업의 잠재성을 재차 강조했다. 투자의 팁을 달라는 요청에는 "투자에 있어 난 항상 로너(loner·외톨이)"라며 "브로커 등 다른 사람의 말을 일절 듣지 않고 내가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게 중요하다"고 답했다.
MBA 과정에 재학 중인 김태규(31)씨는 "여름방학에 여행을 떠나는 것과 인턴십을 하는 것 중 무엇을 추천하겠느냐"고 질문했다. 로저스 회장은 "인턴십보다 여행을 하면서 배우는 것이 훨씬 많다고 장담한다"며 "무언가 배워 올 수 있는 자신만의 테마 여행 계획을 짜서 떠나라"고 조언했다.
"세계여행을 다녀온 곳 중 딱 한 곳만 골라 추천해달라"는 윤민정(27)씨의 문의에 로저스 회장은 주저 없이 "사하라 사막"이라고 답했다. 그는 "사하라는 너무나 고요해 공기의 소리가 다 들리고 머리 위로 수만 개의 별이 쏟아지는 로맨틱한 곳"이라며 "도시 사람들은 상상도 못 할 테니 반드시 가보길 권한다"고 말했다. 저녁 8시가 다 돼서야 강연을 마친 로저스 회장은 "젊은 친구들의 호기심 어리고 수준 높은 질문에 나도 큰 도전을 받고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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