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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농업기사철

쑥 크는 紅蔘시장

쑥 크는 紅蔘시장… 스파·카페·골프장까지 진출

  • 선정민 기자 입력 : 2014.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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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年 1조3500억원 시장… 아이디어 마케팅 경쟁 치열]홍삼 엑기스로 전신 마시지… 성수기엔 2달 전에 예약해야홍삼 라떼·머핀 파는 카페도5년새 40% 성장한 홍삼 시장… 재벌 계열 대기업도 경쟁 가세

    지난 24일 저녁 7시 서울 명동의 '정관장 스파 G'. 대리석 인테리어에 은은한 조명이 드리운 매장 안에서 일본과 중국 단체 관광객 10여명이 몸에 홍삼 엑기스를 바른 채 누워 있었다. 3시간 동안 홍삼 엑기스를 이용해 몸과 얼굴, 발, 두피 등을 마사지하는 스파 프로그램이 27만5000원인데, 성수기에는 두 달 전에 예약해야 할 정도로 인기다. 하루 20명만 손님을 받는데 90%는 일본인 관광객이다. 스파G 명동점 박세은 지점장은 "30~40대 일본인 사업가와 관광객이 주로 찾는데 10번 이상 방문한 단골도 있다"고 말했다.

     

    최근 홍삼업계에서는 1조3500억원의 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각축이 벌어지고 있다. 연간 5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전북 진안군의‘진안 홍삼 스파’에서 뽀빠이 이상용씨가 목욕을 하고 있다(위 사진 앞줄 오른쪽).

    최근 홍삼업계에서는 1조3500억원의 시장을 둘러싸고 치열한 각축이 벌어지고 있다.
    연간 5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전북 진안군의‘진안 홍삼 스파’에서 뽀빠이 이상용씨가
    목욕을 하고 있다 (위 사진 앞줄 오른쪽). /진안군 제공

     

     
     
    최근 한국의 대표적인 건강식품 홍삼(紅蔘)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아이디어 마케팅이 치열하다. 연간 1조3500억원 규모인 홍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10여개 대기업이 달라붙어 경쟁하고 있다.

    홍삼, 스파·음식첨가물·게임 등으로 활용

    인삼공사는 2011년 개장한 '스파 G' 강남 대치점이 인기를 끌자 작년 6월 일본인·중국인 관광객을 타깃으로 명동 2호점을 열었다. 한국인삼공사 대외협력실 이종희 과장은 "명동 스파G 매출은 인근 정관장 제품 판매점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낮다"며 "홍삼 제품 기반 라이프 스타일을 확산하고 외국인들에게 홍삼을 소개하기 위해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삼은 크게 가공 전 단계의 수삼(水蔘), 수삼을 그대로 말린 백삼(白蔘), 훈증해 말린 홍삼 등으로 나뉜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따르면 2005년엔 전체 인삼의 23%가 홍삼이었지만 2012년엔 44.5%로 훌쩍 커졌다. 반대로 백삼 비중은 25%에서 4%로 급감했다.

    홍삼의 효능이 널리 알려지면서 기존의 백삼 시장이 홍삼으로 대체되는 동시에 홍삼의 브랜드 가치가 오르고 시장 규모도 확산되는 추세다. 올해 1조3500억원(업계 추산)으로 5년 새 40% 이상 성장한 홍삼 시장을 잡기 위해 전통의 강자인 인삼공사(정관장)와 농협(한삼인)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고, 여기에 재벌 계열의 대기업들도 뛰어들었다.

     

     국내 홍삼 시장 규모. 소비자의 인삼류 소비 패턴.


     
    서울 대치동에는 지난 4월 인삼공사가 '카페 G'를 론칭한 데 이어 8월에는 농협 한삼인이 인근에 배우 정준호가 운영하는 '해피 카페' 1호점을 열었다. 이곳에서는 홍삼 라떼, 홍삼 아메리카노, 홍삼 머핀, 홍삼 절편 쿠키와 파운드 케이크 등을 파는데 수험생을 둔 부모들에게 인기가 있다.

    인삼공사가 전국 골프장에 공급하는 '홍삼정 에브리타임 롱기스트(longest)'는 전통적인 건강 기능에 '펀(fun·즐거움)' 요소를 가미한 레저용 제품으로 출시 2년 만에 매출 200억원을 돌파했다.

    홍삼 엑기스 스틱 5개를 한 통에 담았는데, 겉면에 티샷 순서를 의미하는 '1' '2' '3' '4' 등 숫자와 함께 '멀리건(mulligan·벌타 없이 티샷을 한 번 더 하도록 허용)' '컨시드(concede·짧은 거리의 퍼트를 홀인으로 인정)' 등의 골프 용어가 표기되어 있어 게임 용도로 즐길 수 있다. 농협 한삼인은 최근 '홍삼키즈 장원' '홍삼키즈엔 포도' 등 아동용 홍삼 제품을 적극 출시하면서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글로벌 홍삼시장 적극 개척해야"

    홍삼시장은 인삼공사가 절대 강자이지만, 최근 농협뿐만 아니라 재벌 계열 대기업이 뛰어들어 각축하고 있다. 2004년 CJ가 '한뿌리'라는 브랜드로 시장에 진출한 이후 동원·롯데·풀무원·오뚜기와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까지 홍삼시장에 진출했다. 작년 10월 첫선을 보인 이마트의 '반값 홍삼'은 1년간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PB(자체 브랜드) 상품으로서 홍삼 마케팅에 성공했다. 홈플러스·롯데마트 등도 유통 비용을 줄여 홍삼의 가격 거품을 걷어낸 제품으로 빠르게 시장에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2000년대 초 90% 선이었던 인삼공사의 점유율은 현재 65% 수준으로 떨어졌다. 최근 인삼공사가 다양한 복합 제품과 서비스를 출시하게 된 것은 후발 추격자들의 경쟁 과정에서 차별화를 위한 노력 속에서 나온 것이다. 전문가들은 홍삼이 내국인은 물론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상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홍삼 스파'나 '홍삼 카페'와 같은 결합 서비스를 통해 중국인·일본인의 기호를 사로잡아 놓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