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이승환 박현종 가정방문
방학 중 땀 흘리는 졸업생과 현장에서 터득하는 재학생 농가를 방문했습니다. 천천히 천천히 그러나 쉬임없이 전진하는 과학 농업의 현장을 벅찬 감동으로 지켜 보았습니다. 최북단 강원도 양구군 해안면 펀치폴의 박재홍 졸업생과 반도의 중심 경북 예천군 이승환 졸업생 그리고 남단 전남 영광의 재학생 박현종 농장까지 땀의 현장에서 희망을 보았지요. 모두 악조건 속에서도 수치화하는 농업으로 명품 생산과 새로운 희망을 저울질 하고 있었습니다.
문득, 이십 수 년 전 만난 용만이가 생각났습니다. 제대 후 농사일을 하다가 작은 시골 학교에 초임 발령을 받고 만났던 제자가 용만이지요. 나는 공납금 미납자 명부를 들고 비포장 길을 따라 깊은 골짜기 마을로 가정방문을 갔었습니다. 전기도 없는 시골 토담집에 용만이 어머니는 담임을 위하여 늦은 저녁밥을 지셨습니다. 그러나 먹을 수 없었지요. 쌀밥보다 조밥이 더 많아서, 가슴에 한이 더 채워져서 그리고 목이 메어서 물만 삼키고 돌아 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돌아 오는 들녘의 찬 달빛을 보며 나의 무능함을 채찍질 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오랜 후, 열심히 하는 젊은이들을 봅니다. 그 젊음은 희망의 나비를 기다리는 아품이란 걸 알고 있습니다. 도종환의 흔들리는 꽃 처럼......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젓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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