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敎/실습현장풍경

새날을 꿈꾸는 실습동

새날을 꿈꾸게 하는 눈





눈이 내린 새해입니다. 내일이라고 어제와 크게 다를리 없지만 세월의 매듭이 분명한 새해를 맞이하면 다시금 기대를 걸어 봅니다. 다가온 새해 새아침에 새 소망을 걸어 보는 것은 지나온 묵은해의 쓰라림을 누르고 잊기 위한 반사작용만은 아닐 것입니다. 소망과 기구가 꼭 이루어지는 법은 없지만 꿈을 꾸어 보는 자체만으로 절반의 바람은 채워지는 것이나 봅니다. 사람이 지각을 차리고 살아온 이래로 연연세세 해가 바뀔 때 마다, 이렇게 사람들은 다짐도 하고 기도하듯이 소망을 펼치길 되풀이 해왔습니다.


그대의 소원은 무엇입니까다시금 출발선에 선 우리의 양심의 맥을 집어봅니다. 우리가 하나의 원을 세우고 일념의 심정으로 매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것입니다. 낙수물이 바위를 뚫듯 위대한 생의 출발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슴 속에 간절한 원을 가질 때 마음의 자세가 바뀌고 행동 양식이 변하며 나의 이미지는 변하는 것입니다.하느님은 지금 당신을 부르고 있습니다. 그 부름에 용감하게 응답할 분은 안계십니까이 구절은 인류의 성자 슈바이처가 모든 권위와 명예를 버리고 험난한 아프리카 봉사의 길을 택하게 한 동기가 되었습니다. 백발의 늙은 성자 슈바이쳐가 아프리카 원시검에서 흑인들과 함께 병을 고쳐 주고 전도 하는 모습을 장엄하고 숭고한 광경이었습니다.

 

소박성, 더할 수 없는 겸손 놀라운 의지력과 봉사의 길은 아직 우리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20세기의 거성슈바이쳐는 인간의 소망과 이상이 얼마나 큰가를 보여 주었습니다. 이제 우리도 겨울광야를 바라보며 굳건한 원을 세워봅시다. 눈내리는 실습동, 교정 그리고 인적 없는 산촌에도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상처받은 영혼들을 치유해 주듯 눈이 내리는 새해 벽두에 모두의 가슴마다에 둥글고 큰 원을 그리길 기원합니다. 「농촌은 지금 당신을 부르고 있습니다. 그 부름에 용감하게 응답할 분은 안계십니까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그해, 눈내리는 날 노트에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백석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燒酒)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