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詩/농업과과학

우리는 공유결합

너는 비금속, 나도 비금속




 화학자 황영애 상명대 명예교수



너는 금속, 나도 금속

너와 나는 모두 전자를 잃어야 안정되는 운명

우리는 금속결합

 

너는 비금속, 나도 비금속

너와 나는 모두 전자를 얻어야 행복해지는 운명

너도 내놓고 나도 내놓고 우리 함께 소유하게 되었네.

우리는 공유결합

 

너는 금속, 나는 비금속

너는 전자를 잃어야 안정되고 나는 전자를 얻어야 행복해지는 운명

너는 내놓고 나는 얻으니 황홀한 결합으로 그 힘도 강하네.

우리는 이온결합

 

금속과 비금속

너와 나는 다르지만

저마다 신이 내려준 자연법칙을 따르니

내놓아도 얻어도 온 세상에 행복한 운명을 가져온다네.<대한화학회>




금속결합, 공유결합, 배위결합, 이온결합 등의 화학결합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시(대한화학회) 일부다. 여기서 그는 공유결합과 이온결합의 예화를 들어 부부 간, 부모와 자식 간 가족끼리 주고받는 상처와 치유를 설명한다.

“이온결합은 마치 자녀가 어릴 때 부모가 사랑이라는 전자를 내주며 양이온이 되고 자녀는 사랑을 받는 음이온이 되어 서로 강하게 결합되는 것 같다. 그러다가 성인이 돼 ‘물’이라는 세상에 나가면 서로 아무런 미련 없이 떠나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인간사에 비유하면 더 이상 부모에게 기대지 말고, 자식에게 집착하지 말라는 얘기와 통한다.


또 공유결합은 마치 남자와 여자가 서로 평등하게 손을 맞잡고 있는 모양새다. 사랑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면서 그들이 함께 했던 결정이 나쁜 결과를 낳더라도 상대방의 탓으로만 돌리지 말고 함께 이를 극복해가라는 암시 같지 않은가.”

그가 화학에서 삶을 발견하고 치유의 길을 모색하게 되기까지는 개인사도 적잖이 작용했다. 그는 자신의 ‘공유결합’은 아직 미완성이지만 큰아들과 이제는 ‘이온결합’을 이뤘다고 말한다.


한때 스스로를 돌아보고 이 어려움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고민도 참 많이 했지만, 실험을 하면서 조그만 입자들이 있는 힘을 다해 활동하는 것을 보면서 ‘얘네도 이렇게 하는데 못 한다는 게 말이 돼?’ 하는 생각에 정신이 퍼뜩 들곤 했다.

가령, 탄소 원자 1개는 손이 2개 있는 셈이어서 2개 원자와만 만나게 돼 있는데, 메탄가스를 만들려면 손이 4개는 있어야 안정된 화합물을 만들게 된다. 이때부터 탄소는 굉장히 힘든 변신을 감행해야 한다. 그 변신이란 자기희생, 즉 죽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고, 그래서 ‘부활’에 비유될 수 있다. ‘죽어야 살리라’란 역설적 삶의 진리가 물질 변환으로도 설명되는 순간이다. 이를 지켜보는 학생들에게 말하곤 했다. ‘탄소가 몸이 다 무너져 죽어 가는데도 아프다고 소리 지르는 것 들어봤냐? 그런데, 우리는 어떠하냐? 얘도 그렇게 할 수 있는데 우리가 못할 게 뭐 있느냐’고 독려하곤 했다. 아이들을 향한 얘기는 실은 내 고백이기도 했다.”

그가 실험실 안의 세상과 실험실 밖의 세상을 연결 짓고 새로운 논리로 이를 설명하기까지 제자들과의 체험이 큰 도움이 됐다. 교수 이력이 쌓여가고 나이가 들며 이해의 폭이 넓어진 것도 한몫했다.



중성자의 역할은 무엇인가. 겉으로 보기엔 역할도 못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사실은 반발하는 양성자들을 꼭 붙잡아줌으로써 원자핵을 구성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이것이 바로 중성자 존재의 비밀이다.

어떤 사람도 헛되고 미약한 것은 없다. 겉만 보고 내 자신이 중성자를 닮았다고 불만스러워했지만 사실 중성자만큼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성공한 인생이가

저마다 잘났다고 하며 갈라지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지그시 그들의 손을 잡아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그런 사람으로 살고 싶다.




' > 농업과과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농업과학 선구자 벤 구리온  (0) 2019.04.21
현무암은 공기를 포함하는가?  (0) 2018.12.02
한파 속에도 땅은 숨쉰다  (0) 2018.01.30
피는 왜 붉은색일까  (0) 2017.12.25
아인슈타인중력파  (0) 2016.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