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바람직한 인간상인 군자(君子)는 항상 스스로 돌아보고, 모든 문제를 자기에게서 찾는 사람이었다. 남 핑계 대지 않고 묵묵히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을 최고의 덕목으로 여겼다. 『주역(周易)』 64괘(卦) 중 첫 괘인 ‘건괘(乾卦)’에는 “하늘의 운행은 건장하니 군자는 그것을 본받아 스스로 강건하여 쉼이 없어야 한다(天行健, 君子以自强不息)”는 말이 나온다. ‘평생 쉬지 않고 스스로 연마하라’는 뜻을 담은 ‘자강불식(自强不息)’이라는 말은 중국 최고의 명문 칭화(淸華)대학의 교훈이기도 하다.
『중용』은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군자는 자기를 바르게 할 뿐 다른 사람에게서 이유를 찾지 않고, 원망도 하지 않는다(正己而不求於人, 則無怨). 위로는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 아래로는 사람을 탓하지 아니한다(上不怨天, 下不尤人)’고 했다. ‘화살이 정곡을 맞히지 못하면 과녁을 탓하지 말고, 자기 몸의 자세를 바로잡으라(失諸正鵠, 反求諸其身)’는 충고다.
『노자(老子)』 33장 역시 자기 단속의 중요함을 설파하고 있다. ‘남을 아는 것을 지혜라고 한다면, 자기 스스로 아는 것은 현명하다고 할 것이다(知人者智, 自知者明). 남을 이기는 것을 일컬어 힘이라고 한다면, 스스로 이기는 것은 강이다(勝人者有力, 自勝者强)’. 뛰어난 사람은 자기 스스로를 아는 사람이요, 자기를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이 글귀 뒤에는 ‘스스로 족함을 아는 것이 바로 부자(知足者富)’라는 유명한 구절이 뒤따른다.
전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손자병법(孫子兵法)』은 승패의 원인을 항상 자기에게서 찾았다. ‘(적이 나를) 이길 수 없는 것은 나에게 달려 있고, (아군이 적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적에게 달렸다(不可勝在己, 可勝在敵)’. 지피지기(知彼知己)하면 백 번을 싸워도 백 번 다 이긴다는 말과 상통한다.
[출처: 중앙일보] [漢字, 세상을 말하다] 自强不息 [자강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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