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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농업과문화

미야자와 겐지(宮沢賢治)

 


미야자와 겐지宮沢賢治1)는 1896년 일본의 혼슈本州 북쪽 지방 시골 마을인이와테현岩手県 하나마키花巻에서 태어났다. 하나마키는 기타가미가와北上川유역에서 생긴 기타가미 분지의 한 곳이다. 이곳은 일본문학사상 근세기인 에도시대 겐로쿠元祿기에 하이카이俳諧의 시성인 마츠오 바쇼松尾芭蕉가 남긴 기행시집인 오쿠의 오솔길奥の細道?에서 “기타가미가와 남부에서 흐르는 큰 강이다”라고 말한 곳이다. 하나마키는 이 강의 중류에 위치하고 있고 겐지가 살았던 대정大正시기(1911-1924)에는 그 인구가 약 6000명(2014년 3월말 기준 인구100,250인, 세대수 36288세대)정도의 소도시였다. 멀리 남부 후지라고 읊어진 완만한 고원의 들판을 가진 이와테산이 수려하게 솟아있고 동쪽으로 기타가미산맥, 서쪽으로 오쿠바산맥奥羽山脈 사이에 위치한 이 강의 양안에는 전답이 자리하고 있었다. 겐지는 1921년 그의 나이 25세 때 1월 23일 저녁 무렵 동경으로 가출을 결심하여 8월 중순에 여동생 도시코의 병으로 귀향하기까지 6개월 반정도 동경에서 보 낸 것 이외에는 줄곧 하나마키에서 살았다. 그는 자신의 향토인 하나마키를 ‘이이하토오브イーハトーブ’(이상향)라고 명명하면서 옛부터 구전되어온 옛날이야기나 민화를 바탕으로 하거나 서양의 근대 동화 작가인 덴마크의 안데르센이나 독일의 그림형제의 영향을 받아 100편의 동화를 썼다.

이와테현은 겐지가 살았던 당시에 대다수 사람들이 전통적인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의 가계는 하나마키의 가난한 농민들을 대상으로 헌옷이나 고리대금업을 하는 상업에 종사하였고 그의 아버지는 그 지방의 부유한 유지였다. 이와테현은 토지가 현무암질의 척박하고 냉해와 가을 태풍으로 농업이 적합하지 않아서 농민들은 가난하고 불우한 처지였다. 자연은 아름답지만 생업에는 척박한 풍토인 이와테현에 대해 겐지는 늘 농민들의 심정이었고 그와 같은 양면을 가진 자신의 고향을 ‘이이하토오브’라고 부르면서 이상적인 향토로 바꾸고자 했다. 이는 그가 「농민예술개론강요」에서 주장한 지인地人8)으로서 사는 것과 모리오카고등농림학교盛岡高等農林学校(현재 이와테대학)를 졸업하여 4년간의 하나마키농업학교의 교사생활을 청산하고 라스지인협회 羅修地人協會를 조직하여 농촌향상 운동에 투신한 것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하겠다.

겐지의 시와 동화 작품의 대부분은 자연물을 소재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이와테를 흐르는 기타가미가와, 기타가미 산지의 구라카케야마, 하늘, 대기, 태양(빛), 푸른 들판, 바람, 숲, 안개, 바위, 동물, 꽃, 들풀 등의 식물이다. 자연물을 소재로 하여 기법상 의인화를 통해 표현한 작품이 인간을 대상으로 쓴 작품보다 그 수가 많다. 인간 사회에 대한 묘사를 동물이나 식물 또는 자연물을 등장시켜서 표현한 것은 현실공간과 이공간-‘다른 공간ちがった空間’, ‘딴 공간 異なった空間’, ‘이공간異の空間’-의 단절을 극복하여 작품세계를 묘사할 수 있는 가능성에서 연유한 것이다. 이 가능성은 척박한 기아풍토에 대한 대립적인 의미의 풍요로움이며 이로써 작가 자신이 말하듯 모든 것이 가능해진다. 또 이이하토오브라는 용어는 겐지의 동화에서 주로 지명으로 쓰이는데 지방 이름, 현의 이름, 강 이름, 시市의 이름으로 등장하고 ?포란 광장?에서 ‘이이하토오브 투명한 바람’, ‘이이하토오브의 들판’, ‘이이하토오브의 해안’으로, ?구스코부도리의 전기?에서는 ‘이이하토오브의 커다란 숲’, ‘이이하토오브시’ ‘이이하토오브행 열차’ 등의 표현이 보인다. 이와 같이 동화작품에서는 현실의 척박한 이와 테현을 이공간으로 구축하여 동화의 배경에서 등장하고 있다.(日本研究…第72號)

 

雨ニモマケズ
風ニモマケズ
雪ニモ夏ノ暑サニモマケヌ
丈夫ナカラダヲモチ
慾ハナク
決シテ瞋ラズ
イツモシヅカニワラッテヰル
一日ニ玄米四合ト
味噌ト少シノ野菜ヲタベ
アラユルコトヲ
ジブンヲカンジョウニ入レズニ
ヨクミキキシワカリ
ソシテワスレズ
野原ノ松ノ林ノ䕃ノ
小サナ萱ブキノ小屋ニヰテ
東ニ病気ノコドモアレバ
行ッテ看病シテヤリ
西ニツカレタ母アレバ
行ッテソノ稲ノ束ヲ負ヒ
南ニ死ニサウナ人アレバ
行ッテコハガラナクテモイヽトイヒ
北ニケンクヮヤソショウガアレバ
ツマラナイカラヤメロトイヒ
ヒデリノトキハナミダヲナガシ
サムサノナツハオロオロアルキ
ミンナニデクノボートヨバレ
ホメラレモセズ
クニモサレズ
ソウイフモノニ
ワタシハナリタイ

南無無辺行菩薩
南無上行菩薩
南無多宝如来
南無妙法蓮華経
南無釈迦牟尼仏
南無浄行菩薩
南無安立行菩薩

 <비에도 지지 않고>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
건강한 몸을 갖고
욕심은 없고
절대로 화내지 않고
언제나 조용히 웃고 있네

하루에 현미 4홉과
된장과 야채 조금을 먹고
여러가지 일에 자신을 계산에 넣지 않고[2]
잘 보고 듣고 이해하고
그리고 잊지 않네

들판의 소나무 숲 그늘의
조그마한 이엉지붕 오두막집에 살며
동쪽에 병든 아이가 있으면
가서 간호를 해 주고
서쪽에 지친 어머니가 있으면
가서 볏단을 져 주고

남쪽에 죽어가는 사람이 있으면
가서 두려워하지 마오라고 달래고
북쪽에 싸움이나 소송이 있으면
시시할 뿐이니 그만두라고 말리고
가물 때에는 눈물을 흘리고
찬 여름에는 허둥지둥 걸으며

모두에게 얼간이라 불리고
칭찬받지 못하고 근심거리도 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나는 되고 싶네

나무무변행보살
나무상행보살
나무다보여래
나무묘법연화경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정행보살
나무안립행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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