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자유대 한국학과의 첫 '한국식' 졸업식
(베를린=연합뉴스) 이율 특파원 = "이제는 우리가 서로 떠나가야 할 시간…시간은 우리를 다시 만나게 해주겠지" 1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자유대 한국학과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다음 주부터 한국학 공부를 시작하게 될 새내기 50여명과 교직원, 교수·강사진은 교정을 떠나는 졸업생들을 위해 '이젠 안녕'을 열창했다.
앞서 새내기들은 선배들을 위해 '사랑해, 당신을'과 '홀로아리랑'을 힘차게 불렀다. 후배들과 스승의 열창에 졸업생들은 감동한 목소리로 애정이 어린 답사를 했다. 졸업생 케이티는 "교수님들이 너무도 친절하시니 질문 있으면 항상 찾아가고, 선배들과 어울려 도움을 얻길 바란다"면서 즐거운 학창 시절이 되기를 기원했다. 이날 졸업식은 처음으로 졸업장을 소속 학장 겸 학과장이 직접 읽고 수여하는 '한국식'으로 진행됐다.
학사와 석사 졸업생 14명은 이날 한국학 전공과정을 성실히 이행하였기에 학사·석사학위를 수여한다는 내용의 한국어로 된 졸업장을 받고, 한국학과가 새겨진 색동숄을 두른 채 박수를 받으며 기념사진을 찍었다. 독일에서는 통상 별도의 졸업식이 없고, 집으로 졸업증서가 배송되는 데 그친다. 이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화려하게 졸업을 기념한 셈이다.
이은정 베를린자유대 역사문화학부 학장 겸 한국학과장은 "올해 처음으로 신입생과 졸업생이 한데 모여 한국식 졸업식을 거행했는데, 해마다 이어갈 예정"이라면서 "이는 한국학 전공자로서 독일과 유럽에서 활약할 신입생과 졸업생들이 서로 긴밀히 소식을 주고받는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는 입학식과 졸업식을 굉장히 화려하게 해서 부럽다는 학생들이 많아 전체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0%가 졸업장과 졸업식을 원한다는 응답을 했다"고 말했다. 졸업생들은 부모도 초청해 이날 행사가 열린 한국학과 건물 1층은 인파로 가득했다.
K-드라마의 독일내 확산과 관련한 최우수 석사논문을 쓰고 졸업해 해외무역회사에 다니는 안나는 "한국에서 1년 공부할 기회가 있었는데, 가장 부러웠던 게 졸업식이었다"면서 "한국학 공부를 하면서 공부도 재밌었지만, 친한 친구와 선배들을 많이 얻었다. 신입생들이 선배들과 잘 지내고 열심히 공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학과 새내기 박지훈, 마리, 스벤야는 "지난 7일간 오리엔테이션에서 노래를 통해 한국어를 익혔는데, 발음도 더 자연스럽게 배우고, 너무 딱딱하지 않아 멋졌다"면서 "이런 행사를 통해 선배들과 가까워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아칸소대 성악과 박문숙 교수(소프라노)가 멘델스존의 노래의 날개 위에, 차이콥스키의 오직 그리움을 아는 이 만이, 산유화, 새타령, 수선화, 이화우, 이응아리랑, 아리아리랑 등을 선보였다. 공연에는 피아니스트 권인회와 첼리스트 공유빈이 함께했다. 이날 합창 지휘도 맡은 박 교수는 지난주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노래를 통해 한국어를 가르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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