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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우시인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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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흔드는 시 한 줄 나는 이름 없는 사람! 나는 이름 없는 사람! 당신은 누구세요? 당신도- 또한-이름 없는 사람인가요? 그럼 우리 한 패인가요? 말하지 마세요! 사람들이 알릴 거에요-당신은 알아요! 어찌나 재미없는지요-뭐 대단한 사람-인 양 구는 것은요! 얼마나 공공연한지요-개구리처럼- 자신의 이름을-..
이화우-부안매창공원 천민시인 유희경과 사랑-매창 우리 역사 최고의 연정시 비바람 불며 울던 시절이 몇 해인가? 어디서 온 풍류객인지 술병 들고 찾아오네 당신은 무슨 일로 이리 늦으셨어요? 초롱초롱 맑은 눈동자 매창의 본명은 향금이며 아전 이탕전의 딸로 계유년에 태어나서 계생 또는 계량이라고 불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신석정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산림 지대를 끼고 돌면 고요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야장미(野薔薇) 열매 붉어 멀리 노루 새끼 마음놓고 뛰어 다니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
연탄한장 연탄 한 장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들선들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을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
農夫와 詩人의 편지 農夫와 詩人의 편지 임보(林步) 農夫와 詩人의 편지 임보(林步) <어느 농부의 편지> 성님, 나도 막내아들 한 놈은 꼭 정치를 가르칠라요. 어떻게 신나도록 적들을 엎어칠 수 있는가를 가르칠라요. 다리를 걸든지, 배꼽을 물어뜯든지 물불을 가리지 않고 상대방을 꼼짝 못하게 눕힐 수 ..
'애너벨 리'(Annable Lee) '애너벨 리'(Annable Lee) 애너밸 리 아주 오래 전 바닷가 어느 왕국에 당신이 알지도 모를 한 소녀가 살았지. 그녀의 이름은 애너벨리 나를 사랑하고 내 사랑을 받는 일밖엔 소녀는 다른 아무 생각 없이 살았네. 바닷가 그 왕국에선 그녀도 어렸고 나도 어렸지만 나와 나의 애너벨리는 사랑 ..
이 순간 / 피천득 이 순간 / 피천득 이 순간 내가 별들을 쳐다 본다는 것은 그 얼마나 화려한 사실인가 오래지 않아 내 귀가 흙이 된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제 9교향곡을 듣는다는 것은 그 얼마나 찬란한 사실인가 그들이 나를 잊고 내 기억 속에서 그들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이 순간 내가 친구들과 웃고 ..
문정희의 '흙' 흙이 가진 것 중에 제일 부러운 것은 그의 이름이다 흙 흙 흙 하고 그를 불러보라 심장 저 깊은 곳으로부터 눈물 냄새가 차오르고 이내 두 눈이 젖어온다 흙은 생명의 태반이며 또한 귀의처인 것을 나는 모른다 다만 그를 사랑한 도공이 밤낮으로 그를 주물러서 달덩이를 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