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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우시인시선

후박나무와 개미

 

      후박나무와 개미 우은숙 


정곡을 내리 찌른 햇살의 가장자리

무릎 스친 바람이 고황산을 훑고 가면

후두두

후박나무 잎에서 가을이 쏟아진다.


잎사귀 떨어지는 소리에 그만 놀라

기겁하고 도망가는 개미 한 마리 발 밑에

무명의

작은 풀들도 가을을 보듬었구나.


낯익은 계절 속에 목마른 함성으로

또 다른 계절을 준비하는 작은 생명

끝없는

우주의 힘을 쏟아내고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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