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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우시인시선

찔레꽃 그늘

찔레꽃 그늘/우은숙

 

                             


찔레 덤불 사이사이 바람이 지나가자

무리지어 흰 꽃을 터트린 찔레꽃이

반 접힌

오후의 액자에 그림처럼 걸린다

   

발긋발긋 터지는 순간마다 꽃망울은

한낮의 거친 볼에 그늘을 키운다

그늘은 

가난한 땅에서 더더욱 넓어진다


꽃그늘 사이로 피어난 흰 발자국 하나

선명한 판화로 남아 뿌리를 내린 그 때

흰 그늘,

지친 내 몸을 오래도록 쓰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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