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敎/졸업생모임터

특용작물학과 2기생의 추억

 특작과 二脈同志들에게 - 1999년 추억 

  

                                         

99년, 금세기의 마지막 날들이 흐르고 있다. 이 기간을  인간의 가장 소중한 땀과 함께 해온 2맥들이여, 정말, 정말 고생 많았소. 가을이 깊어 가는 캠퍼스는 3맥들의 바뿐 걸음과 웃음 속에 깊어간다. 기숙사의 불빛만큼이나 환하고 진지하던 그대들의 얼굴들이 참으로 그리워질 가을 창가에 서서 한해를 생각해 보니 그대들은 양 張의 가장 든든한 힘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1맥은 창업 준비로 바쁘고, 3맥들은 농장으로 떠날 새날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긴 인내의 끝에 서서 귀향을 꿈꾸는 그대들과 함께 상통했던 그날을 그려봅니다.

 

 1999년 경기도 화성시 초록산 MT를 기억하는가?  우리가 꿈꾸었던 이상향을 향해서 가고 있는가?

 

 

어느새 애아범이 되어버린 초대 과대 상윤의 환한 미소가 그리운 날, 늘목리엔 소쩍새 울며 행복으로 다가온다. 충청도 색시로 갑자기 여드름 꽃밭이 된 재수는  마음이 부처고, 지독한 성실성으로 성공시대 주인공 이상수 현장교수를 감동케 한 경상도 보리아가씨 은산이, 근육질로 씨름 왕에 도전했던 의리의 돌쇠 석훈이는 하와이 아가씨에 빠져있고, 후배 여학생의 사생활을 모두 취재하기 위해 매주 상경한다던 규섭이는 책임감이 유달리 강했다.

 

좋은 아빠이며 잉꼬부부인 작은 거인 관식는 농촌사랑의 큰 뜻을 실천하리라. 밤마다 큰 코를 벌름거리며 사발면을 찾았던 십오야 달밝은 명수는 소문난 효자, 더덕술 황태자 상일이는 중국소리와 기름 냄새만 맡으면 잠에서 깨어났지. 이 시대의 마지막 로맨티스트 성구는 우리의 삶을 거름지게 했고 인터넷에서 삶의 깊이를 캐고 있지, 화려한 이상의 날개를 꿈꾸는 우리의 리더 영래는 대기만성의 감성시대에 빛나겠지.

 

언젠가 인간답게 살겠다고 밤하늘에 구멍을 내던 용직는 방배동 동지들의 대표, 농전 여학생과 와우리 처녀들의 애간장을 녹이던 김재운이는 인천 짠물이 되어 씩씩해 졌다. 한때 머리 깍고 돌 중이 되겠다며 속을 뒤집던 종환이는 아픔만큼 성숙한 가슴을 지녔고, 한잔하면 헐크가 된다던 진광이의 실습모습은 한농전의 얼굴이고 정신이다.  법이 없어도 살아갈 현진의 모습이 더욱 그립다.

 

깊은 사색과 젊음을 지닌 두 얼굴의 사내 희옥이는 장래가 촉망되는 우리과의 기호 1번, 토종인삼으로 일본여자들을 울리고 있을 촌머슴 경래는 든든한 일맥의 가슴이고, 강의실에 들어서면 백설공주의 꿈을 꾸던 젊은 그대 송희는 어서 잠깨어 오라. 군에 간다고 차에 오르며 특작과의 뜨거운 우정을 느꼈다던 범현이는 밤하늘에 울려 퍼질 우리 음성을 기억할 것이다.

 

번득이던 모습의 농구대장 영기는 미국 아래 스위트 농장에서 백우(白牛)의 사랑 속에 잠자고 있으리라. 밤 부루스 사령관 창수는 초원의 꿈을 이루어낼 붉은 인삼맨이 되었겠지. 어둠 속에서도 우정을 찾던 직시리즈 리더 홍직은 아픔 속에서도 빛나는 2000년을 맞이할 것이고 충청도 두메의 이맥정신을 다듬어온 자치회장님 서승원이는 중국을 다스리겠다고, 내성적이지만 성격이 반듯하고 착하디 착한 서도환이는 일등 실랑감이다.

 

작은 고추의 무서움을 보여준 치환는 사막에서도 살아나는 몽고메리, 새벽 같이 일어나 잠깨우던 새나라의 어린이 찬섭은 농업의 달인, 한잔하면 형님 하자던 0시의 사내 중현의 꿈은 약초버섯 사장, 내가 왕따 시켰던 세일은 지옥의 어룡코스를 수석 졸업하여 나를 왕따시켰고, 한때 동해 인어공주와 사랑하다 부도내고 잠적했던 승현이는 창조의 귀재로 황무지에 꽃을 피우리라.

 

훌쩍 커버린 키가 신기하기 만한 양반집 대손 병훈이는 속이 꽉찬 의성홍화, 늘 깨어있던 재원이는 농전 정신을 창조했고, 한농제 때 몸조심 할 것을 몸으로 보여준 사나이 대방이는 모두가 좋아하는 yes man, 우리과의 제갈공명 건우의 놀자지수는 180, 아, 20대 기수론을 들고 대권에 도전하던 젠틀맨 정택는 아가씨에게는 모범이다.

 

언제나 웃는 얼굴로 멀리보고 넓게 헤아리는 지혜를 가진 전재현는 아픈 만큼 성숙해 지리라. 가을의 열병 속에서도 일본을 정복하겠다던 광개토 애교둥이 장석구, 미국에서도 그리도 성실했던 소영은 늘름한 대한의 오성장군, 밤새워 인생을 논하며 내게 도전장을 던지던 정노리스 정준호의 미소가 그립다...

 

외로워 외로워 중국 여자경찰을 사랑하던 남주는 머리좋고 착한마음의 소유자, 한잔술에 얼굴이 붉어져도 중심을 잃지 않는 우정의 대명사 최나영은 애인 1순위, 조국의 푸른 골짜기에서 잃어버린 시간과 인생을 깨는 귀공자 종문, 사이비 국제맨이 되어버린 창훈,  자칭 국제맨 치홍이는 돌아와 성주의 무릉도원을 만드리라.

 

장대비를 맞으며 봉사활동을 주도하던 동운의 육자배기 탁주잔이 그리웁구나. 군복무에 열중일 이 시대의 마지막 로맨티스트 수영, 늦잠자다 츄리닝으로 나오던 두꺼비 진길이는 은근 슬쩍 할말 다하는 소신파, 그리고 지금 열심히 준비하는 일맥들 까지도 이맥은 상통 할것이다.

 

그대들, 이제는 현장실습을 마치고 돌아올 문턱에 왔다. 거치른 들판에 푸른솔 처럼 농업의 아픔과 비전을 몸으로 체험했다. 성숙해져서 다시 만나게 될 한농전의 지성들이여 참담히 견디어온 젊음이 그어놓은 장소에 다시금 물을 주어 가꾸면서 순수한 그대들의 땅을 세워 보세나.

 

  (이글은 1999년 쓴 것임, 2기들의 모습을 담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