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용작물학과 3기의 추억특작과
2000년, 새천년을 시작하며 장기실습에 임했던 삼맥이여. 이 기간을 인간의 가장 소중한 땀과 함께 해온 3맥들이여, 정말, 정말 고생 많았소. 겨울이 깊어 가는 캠퍼스는 4맥들의 바뿐 걸음과 웃음 속에 깊어간다. 기숙사의 불빛만큼이나 환하고 진지하던 그대들의 얼굴들이 참으로 그리워질 겨울 창가에 서서 한해를 생각해 보니 그대들은 양 張의 가장 든든한 힘이었다는 것을 이제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2맥은 창업 준비로 바쁘고, 4맥들은 농장으로 떠날 새날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긴 인내의 끝에 서서 귀향을 꿈꾸는 그대들과 함께 상통했던 그날을 그려본다.
실습 중 부상으로 팔목 기브스를 했지만 아푼 만큼 성숙한 춘천농고 회장 출신 권효섭의 미소가 그립다. 강심장으로 혹독한 일본 북해도 실습을 끝내고 큰 꿈을 설계 하는 마당발 김강심, 탁발승의 심정으로 재기를 꿈꾸는 재주 많은 김경탁, 근육질로 씨름 왕에 도전했던 의리의 돌쇠 김교철이는 모범 실습생 상을 수상했고, 우리과의 꾸뻑이 영언이는 실습왕으로 책임감이 유달리 강했다. 황기마을의 호프 임병인군은 해진녁에 강화누나의 발소리만 들어도 잠에서 깨어났지.
우리과의 다발꽃인 여학생들 모두 건강하게 열심히 실습에 임하였음에 감사한다. 서강화는 원평허브농원에서 이종노교수의 큰 가르침을 받았고 6월부터 평창산채시험장에서 나물캐는 처녀의 모습으로 감동을 주었다니. 전방 철원 특작시험장에서 신비한 식물의 세계를 열었던 민해진군은 경동약령시장에서 더 큰 의지를 간직 했으리, 약초농장의 스마일 맨 이경미는 후배들에게 인기, 선배들에겐 사랑 상한가, 마음이 착하고 어진 효녀 김한나는 팽이버섯처럼 굳굳하게 실습에 임했다. 꽂감의 마을 상주에서 먼 기다림의 화신이 되어 버린 꿈많은 카네이션 김재원, 새기술로 무장한 만년버섯소녀 장희경의 당찬 포부, 강의실에 들어서면 백설공주의 꿈을 꾸던 젊은 그대 김민영까지 굳은 의지에 감사한다.
좋은 꽈대이며 의리 깊은 김진수는 언젠가 농촌사랑의 큰 뜻을 실천하리라. 밤마다 큰 코를 벌름거리며 사발면을 찾았던 송용진이는 원재의 보호자, 농촌사랑으로 무릉골 「낭만의 밤」, 그 밤의 황태자 박용이는 사려 깊고 행동이 바랐다. 꿈만은 젊은이 박상진은 아푼만큼 가족을 사랑했고 삶의 깊이를 캐고 있지, 이 시대의 마지막 로맨티스트 박연우는 가버린 사랑과 다가올 향기를 찾고 있으리....
언젠가 인간답게 살겠다고 밤하늘에 구멍을 내던 조성조는 지옥의 실습코스를 마치고 「농작물이 가장 좋아하는 소리는 나의 발소리 였다」라는 명언을 남기며 인간이 개조되었다. 농전 여학생과 와우리 처녀들의 애간장을 녹이던 박주필군은 인천 짠물과 춘천 생수를 마시며 멋진 기사가 되었다는 전설. 한때 머리 깍고 돌 중이 되겠다며 속을 뒤집던 오재훈군은 아픔만큼 성숙한 가슴을 지녔고, 한잔하면 헐크가 된다던 이두영의 실습모습은 한농전의 얼굴이고 정신이다. 법이 없어도 살아갈 종희의 모습이 더욱 그립다.
깊은 사색과 젊음을 지닌 카나다 사내 방기은군은 장래가 촉망되는 우리과의 기호 1번, 토종인삼으로 일본여자들을 울리고 있을 촌 머슴 이상진은 든든한 일맥의 가슴이고, 군에 간다고 차에 오르며 특작과의 뜨거운 우정을 느꼈다던 이승룡이는 밤하늘에 울려 퍼질 우리 음성을 기억할 것이다.
번득이던 모습의 농구대장 규표는 캐나다 농장에서 가을의 전설 속을 걷고 있으리라. 밤 부루스 사령관 정현균는 초원의 꿈을 이루어낼 붉은 기사가 되었겠지. 어둠 속에서도 우정을 찾던 돈시리즈 리더 박정수군은 아픔 속에서도 빛나는 2000년을 맞이할 것이고, 내성적이지만 성격이 반듯하고 착하디 착한 최영국은 일등 실랑감이다.
작은 고추의 무서움을 보여준 홍세기는 사막에서도 살아나는 몽고메리, 새벽 같이 일어나 잠깨우던 새나라의 어린이 조중희는 인삼농업의 세계적 달인, 한잔하면 형님 하자던 0시의 사내 한철희의 꿈은 버서돌이 사장, 꿈의 농촌 서석의 회장출신 신대선은 농업의 신선으로 황무지에 꽃을 피우리라.
훌쩍 커버린 키가 신기하기 만한 양반집 대손 한상헌은 속이 꽉찬 함양홍화, 우리과의 자갈공명 박환용의 놀자지수는 180, 한끼정량 5그릇, 그러나 실습은 모범식당 전주 비빕밥 같이...
언제나 웃는 얼굴로 멀리보고 넓게 헤아리는 지혜를 가진 이동주의 깊은 향기가 그립고, 밤새워 인생을 논하며 강한 자신을 만들겠다던 굵은 안경태의 유강국 미소도 그립다. 또한, 허브의 향기 속에 흠뻑 빠져 농장실습에 사랑까지 훔쳐버린 먼 그대 황정현의 이야기도 듣고 싶다.
외로워 외로워 노랑치마를 사랑했던 유원재는 머리좋고 착한마음의 소유자, 한잔술에 얼굴이 붉어져도 중심을 잃지 않는 우정의 대명사 유윤열, 조국의 푸른 골짜기에서 잃어버린 시간과 인생을 깨는 귀공자 임현욱.
묵묵하면서도 농업사랑이 가득한 대한의 오성장군 정우호와 육자배기 탁주잔을 나누고 싶다. 소라껍질 속의 연가를 부르는 부드러운 남자 장문수는 은근 슬쩍 할말 다하는 소신파, 그리고 일맥으로 복학하여 치열한 자기와의 싸움을 승리로 이끌고 있는 정영일, 박재성, 김철배군에게도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그대들, 이제는 현장실습을 마치고 돌아올 문턱에 왔다. 거치른 들판에 푸른솔 처럼 농업의 아픔과 비전을 몸으로 체험했다. 성숙해져서 다시 만나게 될 한농전의 지성들이여 참담히 견디어온 젊음이 그어놓은 장소에 다시금 물을 주어 가꾸면서 순수한 그대들의 땅을 세워 보세나. 우리 다시 마날날을 기다리며...
(2000년, 3기들과의 생활이야기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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