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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생약이야기

약이 되는 흙이야기

                                                    약이 되는 흙이야기

 

 

◆ 흙도 약이 된다.

  흙은 만물의 모체로 온갖 독(毒)을 다스리는 효능이 있다고 한다. 조선시대 의성(醫聖) 허준(許浚)이 쓴 동의보감에는 약이 되는 흙을 18종으로 나누어 그 성질과 용도를 소개하면서 아울러 처방으로 흙이 들어가는 약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 약이 되는 흙

1.복룡간(伏龍肝 : 부엌 속의 솥 한가운데 밑의 황토)

성질은 약한 향이 나고, 맛이 맵고 짜며 코피·토혈·대하·혈변·혈뇨를 잘 낫게 하고, 지혈의 효과가 있다. 또 등창, 발지 같은 악성 종양의 독기를 없애는 치료제로 쓰인다. 부엌에 신(神)이 누워 있다고 하여 이 흙을 복룡간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2.동벽토(東劈土 : 아침햇살을 항상 제일 먼저 받는 벽을 긁어낸 흙)

성질이 평온하고 독이 없으며 탈항(脫肛)과 유행성 열병치료에 주로 쓰인다. 동벽토는 다년간 연기에 그을은 것이 더욱 좋다.


3.서벽토(西劈土 : 서쪽 벽의 흙)

구토나 해역(咳逆 : 횡경막이 갑자기 줄어들면서 목구멍이 막혀 숨을 들이쉴 때 소리가 나는 병)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해가 질 무렵에 빛이 비치는 서벽의 흙을 긁어 쓴다.


4.호황토(好黃土)

맛이 달고 독이 없어서 설사, 이질 및 위의 열독(熱毒)으로 인하여 몸이 쑤시고  아픈 증상을 낫게 한다. 또 야채독을 포한한 모든 독을 잘 풀어준다. 호황토는 흙 표면에서 3척 이하의 진토(眞土)를 취하여 물기가 스며들지 않도록 한 흙이다. 처방은 호황토를 물에 5차례 넘칠 정도로 끓여서 가라앉은 찌꺼기는 버리고 따뜻한 물을 한 ·두 되 정도 천천히 마신다.


5.적토 (赤土)

피가 나서 그치지 않는 실혈(失血)을 치료하고 온갖 잡귀를 물리치고 유행성 열병에 바르면 효력이 좋다. 적토는 호적토(好赤土)라고도 한다.


6.백아토 (白亞土)

성질이 부드럽고 맛은 쓰고 매워서 독이 없으며 설사를 멈추게 한다. 일명 백선토(白善土)라고도 하는데 오래 먹으면 오장(五臟)이 상하고 몸이 마른다. 근래 들어 화가(畵家)들이 백토를 불로 구워 잘게 갈아서, 소금과 함께  물에 넣어 끓이고 그 끓고 있는 소금물을 흔들어 밖으로 튀어나오게 한 후 말려 모은 흙을 백아토로 사용하고 있다.


7.해금사 (海金沙)

작은 창자의 활동을 원활하게 만들어 준다. 7월경 30~60cm 정도로 자란 풀을 채취하여 폭염에 말린 후, 가볍게 두드리면 풀에 붙었던 모래가 떨어진다. 이 모래가 바로 해금사이다.

8.정진사 (井辰沙 : 우물 밑바닥의 진흙)

매우 찬 성질을 지니고 있으며, 끓는 물이나 불에 데인 상처에 잘 듣는다. 독충에게 쏘였거나 악몽을 꾸고 가위눌린 병 등을 잘 다스린다.


9. 6월 강 가운데의 뜨거운 모래 (六月河中熱沙)

습한 땅의 기운으로 뼈마디가 저리고 아프거나, 류머티즘, 몸의 부분 마비, 다리가 냉할 때 및 중풍으로 일어난 여러 병에 효과가 있다. 강 가운데 모래를 뜨거운 햇볕에 달구어서 모래 속에 몸을 묻는데 식으면 모래를 바꿔서 다시 찜질한다.


10. 모래길(沙道中)의 뜨거운 진토(塵土)

여름 더위를 먹어서 머리가 아프고 열이 높고 맥박이 약해지며 까무러치는 경우의 치료에 효험이 있다.


11.토봉과 위의 흙

땅벌집 위의 흙은 종독(腫毒)을 없애주며 거미에게 물렸을 때 치료제로 쓰인다.  


12.도가니속의 재

오랜 체증으로 뱃속에 생긴 덩어리나 속병 등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13.동회(冬灰)

매운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사마귀류를 제거하는 데 쓰이고 인체에 너무 많이 쓰면 피부가 문드러진다. 일명 여회라고도 하는데 쑥이나 명아주등을 태워서 얻은 재로 옷을 씻는 잿물로 쓰인다. 모든 재는 한번 태워서 바로 얻을 수 있지만 겨울 동안 계속 사용하던 아궁이는 3,4월이 되어야 사용을 그치므로 3,4월까지 묵은 겨울 재는 그 만큼 효능이 크다.


14.상시회

뽕나무 가지를 태워서 얻은 재로 사마귀를 빼는 데 다른 어느 잿물보다도 효력이 뛰어나다. 상시회를 팥(赤小豆)과 같이 달여 먹으면 수종(水腫)이 잘 빠진다. 순수한 상시회의 약효는 뛰어나다고 한다.


15.백초회(白草灰)

암내와 쇳독을 치료하는 데 쓰이며 5월 5일에 이슬이 맺힌 100종류의 풀을 채취하여 그늘에서 말린 후 태워서 얻는다.    


16.백초상(白草霜 : 솥이마의 그을음)

독이 없으므로 열독(熱毒)을 다스리고 체한 것을 소화시킨다. 심한 설사를 그치게 하고 월경 불순, 대하 등 부인병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 산촌의 오래된 솥이나 그을음을 지혈하는데도 효과가 뛰어나다고 한다.    


17.쟁묵

벌레에게 물린 상처의 독을 다스리고 혈훈(血暈 : 심한 출혈 또는 빈혈로 인하여 정신이 흐르고 어지러운 병)을 치료한다. 또 칼에 베인 상처에 바르면 피가 멈추고 새살이 돋아난다. 그러나 묵(墨)이 살 속에 들어가면 묵인(墨印)을 찍은 것 같이 된다. 쟁묵이란 냄비나 솥밑의 그을음이다.


18.양상진

차고 독이 없으며 코피가 심하게 흐르거나 금창(金瘡 : 칼 따위의 날에 다치어 쇳독이 든 상처), 아이들의 말랑말랑한 종기를 치료하는 데 쓰인다. 양상진은 가급적 인가에서 멀리 떨어진 고당(高堂)의 들보 위의 먼지를 모아서 체로 걸러서  사용한다.


◆ 흙이 들어가는 약

해금사산(海金沙散):해금사산은 고림(膏淋)을 치료하는 약 중의 하나이다. 고림이란 소변을 볼 때 통증과 함께 소변이 기름처럼 탁하게 나오는 병이다 해금산의 처방은 해금사와 활석(滑石)을 각각 일량(一兩) 감초 일전반(一錢半)을 함께 빻아서 가루로 만들어 매번 일전(一錢)씩을 맥문동(麥門冬 : 겨우살이)을 달인 탕(湯)과 같이 복용한다.

황토탕(黃土湯):혈변이 있을 때 그 중에서도 대변이 먼저 있고 피가 뒤에 나오는 경우의 치료제로 쓰인다. 처방은 아궁이 속의 황토 3전(錢), 숙지황, 백술, 부자포, 아무주, 황금(黃芩), 감초 각 1전(錢)을 잘게 쪼개어 한 첩을 만들어 물에 달여서 복용한다.

요토고:두 다리에 종기가 나서 걷기 곤란할 경우 먼저 파를 달인 물로 종기를 깨끗이 씻은 뒤 용골고(龍骨膏)라는 고약을 바른다. 그러나 종기가 오래되었거나 열이 심할 경우는 요토고를 쓴다. 요토고의 제조는 가마나 아궁이의, 혹은 아궁이 바로 밑에 있는 황토와 황백(黃栢),적석지(赤石脂), 황단(黃丹)을 각각 5전 (五錢)에 경분(輕粉), 유향(乳香),몰약(沒藥)을 각 1전(錢)씩 섞어 빻아서 향유(香油)에 개어서 만든다. 요토고의 사용은 먼저 다청(茶淸)으로 씻은 뒤 유지(油紙)에 약을 펴 붙여서 종이에 싸 매어 두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가렵다. 그러나 딱지가 앉을 때까지 기다리되, 낫지 않으면 다시 한번 더 붙인다. 이 처방의 예처럼 요토(가마속의 흙)나 조심토(아궁이 바로 밑의 흙)는 습(濕)을 마르게 하고 열을 내리게 하는 효능이 있다.

황토산(黃土散):어린 아이가 이상한 물건이나 낯 모르는 사람을 보고 놀라서 먹는 젖을 토하거나 얼굴색이 변하고 배가 아파서 몸부림을 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것을 졸객(卒客)이라고 하는데 경기(驚氣)와 다른 것은 눈이 뒤집히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는 황토산이 잘 듣는데 부엌 밑의 황토와 지렁이 똥을 각각 반(半)씩 섞어서 가늘게 갈아 물에 태워서 아이의 머리 위와 배 위에 바르면 좋다.

동벽토(東壁土):탈항(脫肛)에 단방(單方)으로서 동벽토를 달여서 따뜻할 때 씻으면 잘 듣는다. 특히 어린 아이의 탈항에는 효력이 좋다. 동벽토는 아침 햇볕을 가장 잘받는 벽의 흙을 긁어 모은 것이 좋다.

연과토:급성 피부염이나 급성습진의 경우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다가 점점 전신에 번지면서 통증이 있으며 진물이 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침음창(浸淫瘡)에는 제비집 흙을 물에 개어서 붙이면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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