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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생약이야기

약초와 술 3

약초와 술

술 담그면 약초 효능 지속… 소량·장기복용이 원칙
동의보감 소개 1000종 대부분이 술 재료
대량생산 복분자 술 종류 다양… 입맛 돋우는 산사 주목
2008년 11월 01일 (토) 강병로
   
▲ 가을하늘과 산사 열매. 가을하늘에 붉은 점이 찍혔다. 빨갛게 익은 산사열매는 술 또는 차를 빚는 약재로 이용된다. 산사는 심장을 튼튼히 하고 혈액 순환 및 입맛을 돋우는데도 유용하게 쓰인다.
   

한민족처럼 술을 가까이 하는 민족도 드물다. 기쁜 일이건 슬픈 일이건 여럿이 모인 자리에는 늘 술상이 차려진다. 술의 종류도 가지가지다. 술을 좋아하는 민족답게 생약초를 활용한 ‘술 담그기’도 넓게 퍼졌다. 뿌리부터 열매까지 버릴 것이 없는 오가피에 대한 각국의 활용도를 봐도 한민족이 술과 얼마나 친숙한지 알 수 있다. 한방에서 오가피는 당뇨와 신경통, 관절염, 동맥경화 관련 질환에 처방하고 있다. 오가피의 주성분은 트리페로페노이드계의 배당체 7종류. 특히 글루코오스와 칼락토오스, 스테롤, 쿠마린, 플라본 등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롤은 성호르몬을 자극하는 작용을 하며, 쿠마린은 진정작용을 한다. 플라본은 관상동맥을 확장하고 혈액의 양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을 하는 오가피는 술을 담그는 재료로도 유용하게 쓰인다. 오가피 연구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러시아에서는 오가피를 주사약과 캡슐, 엑기스, 술 등으로 활용한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주사약 또는 캡슐로 개발되지는 않았지만 엑기스와 술 한약재 등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술은 단연 으뜸이다. 오가피 열매를 활용한 와인과 잎줄기 및 뿌리를 활용한 약초 술이 지방자치단체와 주류회사를 중심으로 폭넓게 개발되고 있다.

   
▲ 까맣게 익은 오가피 열매. 술을 빚는데 유용하다.



   
▲ 오가피 열매로 만든 와인.

생약초와 술

술로 담글 수 있는 생약초는 얼마나 될까? 장기 보관 및 약초의 변질을 막기 위해 개발된 약초 술은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거의 모든 약초를 술로 담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613년 편찬된 동의보감엔 1000여종의 약용 자생식물이 등장한다. 식물 및 약리학이 크게 발달되지 않은 당시의 의학서로는 무척 방대한 분량이다. 최근 국내 학계에 보고된 자생식물의 수는 7132종. 자생식물 파악률이 70%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17세기 허준의 식물 파악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술을 빚는 재료로 활용되는 대표적인 생약초는 장뇌와 더덕, 도라지, 잔대, 오가피, 복분자 ,마가목, 산사, 지치, 뽕나무 열매인 오디, 영지, 당귀, 갈근(칡뿌리), 감초, 황기, 오미자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다. 약초 전문가들은 “생약초를 활용해 술을 빚을 경우 먹기에 용이한데다 약효를 오래도록 지속시킬 수 있다”며 “약초 술은 과음해서는 안 되며 신체 특성에 따라 소량씩 장기 복용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약초로 담근 술의 효능은 생약초 본래의 기능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술을 담그는 과정에서 향과 성분 등이 오히려 숙성된다.

생약초를 이용한 술 담그기는 일반 가정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잘 건조된 뿌리나 열매를 설탕과 버무려 넣거나, 술을 부어 일정기간 숙성시키면 된다. 물론 열매나 뿌리를 이용한 약초 술은 각 성분과 성질에 따라 술의 양을 달리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널리 보급된 약초술은 장뇌·인삼주. 허약체질을 개선하는데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는 장뇌는 재배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대중화 단계로 접어들었다. 장뇌를 활용한 약초 술도 널리 보급되고 있는 추세다. 복분자는 이미 대량생산 체제를 갖춘 대표적인 작물. 각 지자체에서 개발된 술의 종류도 다양하다.

복분자(覆盆子(복분자):넘칠 覆(복), 요강 盆(분))는 한자 풀이에서 알 수 있듯 자양강장제로 널리 알려져 있다. 복분자를 술로 빚어 마시기도 하지만 다른 약재와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복분자와 구기자 토사자를 같은 양으로 혼합한 뒤 뭉근한 불에 2-3일간 달이면 엿처럼 되는데 이를 술이나 물에 타서 마신다. 또 복분자에 청주를 뿌린후 시루에 푹 쪄서 말린후 가루를 만들어 따뜻한 술에 타 마시기도 한다. 한방에서는 피로회복과 정력 증강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 용담 꽃. 용담 뿌리는 위를 튼튼히 한다. 김정호

생활속의 약초

한방에서 분류한 산약초의 효능을 살펴보면 대단히 흥미롭다. 한방에서는 위를 튼튼하게 하는 식물로 수십 종을 들고 있다. 고들빼기와 수영 느릅순 다래순 마가목 순 명아주 달래 민들레 돌미나리 산마늘 산삼 질경이 칡순 삽주싹 차즈기 쇠비름 인동초 산죽 등이 표적이다. 이 가운데 고들빼기 칡 순 질경이 달래 민들레 등은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쉽게 구할 수 있다.

자양강장제로 널리 이용되는 약초는 복분자를 비롯해 산수유, 삼지구엽초, 오미자 등이며 보양을 위해서는 인삼과 황기, 대추 등이 사용되고 있다. 또 시력보호 및 증진에는 결명자와 구기자 등이 쓰이며 기억력 증진에는 호박과 솔잎이 사용된다. 특히 소나무는 십장생중 한가지이다. 중풍과 고혈압, 동맥경화 예방, 신경통, 불면증, 뇌질환, 시력증진, 두뇌발달, 건망증 치료 등에 널리 사용된다. 특히 시험을 보기전에 솔잎차를 마시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을에 빨갛게 익는 산사는 심장, 혈관 등의 긴장도를 낮추고 강심작용이 있으며 심혈관계의 통증을 덜어주는 약재로 널리 쓰이고 있다. 산사 꽃에서 추출한 플라보노이드는 말초혈관을 확장하여 심장과 머리의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에서는 소화건위제로 써왔으며 밀가루 음식을 먹고 탈이난데 탁월한 효능을 발휘한다. 또 산사에 들어 있는 유기산과 비타민 C 등이 위에 작용, 입맛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산사는 차 또는 술을 담그는데도 유용하게 쓰인다. 강병로 / 강원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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