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보라]
꿈결에 나서보니 그대가 와 있었네
얼굴엔 한 움큼의 웃음 가득 머금고
수줍어 출렁이는 꽃 가까이 달려오네.
조용한 설렘 안고 물가에 울려오면
창가의 모든 슬픔 녹이는 하얀 포말
서리는 눈빛 속으로 실바람은 밀려가고.
고요한 함성소리 잔물결 바람 위에
구름빛 젖은 마음 홀홀히 던져 보면
햇살은 하늘 가득히 숨을 죄며 잠긴다.
햇빛 한줌 / 시조21.2003상반기86
아찔한 현기증
이마에
뚝!
화살처럼 꽂히자
순간,
비틀거린다
불같이
카랑카랑 빛나는
봄날의 햇빛 한줌.
진정으로 원한다
현기증 일어날 만큼
누군가의 이마에
툭!
하고
곤두박질쳐
빛처럼
그 누군가를
빈손으로 깨우기를.
우는 바다 / 시조21.2003상반기86
휘이익!
휘이이익!
노점상 단속 소리
호루라기에 찔린
아저씨의 어깨는
바다에
상처를 낸다
가슴에도 상처다.
두터운 입술 같은
잿빛구름에 깔려
소리 한번 못 내고
바다는 울고 있다
파도만
성경 같은 물결을
넘기고 있을 뿐.
실비 / 역류동인제5집'흰밥꽃74
반
짝
반
짝
방어 때가
천상에서 지상으로
작은 지느러미 푸덕이며
하늘을 가르며 내려온다
그 뒤로
光氣없는
저녁이
느릿느릿
사위고...
詩/우시인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