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敎/졸업생모임터

대를 이어가는 이대식의 꿈

[억대부농의 꿈과 희망] 대를 이어가는 부자(父子)의 꿈
2011 현장르포(3)-충남 아산시 송악면 강자리 황토누에마을 이석종·대식 부자

■  2011 현장르포 - 억대부농의 꿈과 희망(3)
    충남 아산시 송악면 강자리 황토누에마을 이석종·대식 부자

 

황토잠실에서 최고 품질의 누에 키워내

"황토집에서
누에 키우며 산야채 캐는
건강치유마을 준비 중"

아산의 송악저수지가 내려다보이는 계곡에 들어선 황토잠실에 눈이 내리고 있었다.
지금은 텅빈 잠실이지만 봄이 되면 근처 뽕나무 밭에 파란 뽕잎이 싹을 틔우고 황토잠실에선 꿈틀꿈틀 누에들의 살찌는 소리가 들려오리라.
누에를 치며 건강을 돌보는 농업인들과 나들이에 나선 관광객들의 행복한 웃음소리가 계곡에 울려 퍼지는 곳, 바로 봉수산 속의 황토누에 체험마을이다.

이석종(55) 대식(28)부자(父子)는 1995년 강장리 청정산골마을로 들어왔다. 이석종씨는 참 재주가 많은 사람이다. 도시에 살 때는 가구를 직접 제작하고 판매했다. 누이의 권유로 일찌감치 젊은 시절 마음이라도 넉넉할 수 있는 시골생활을 선택해 강장리에 터를 잡았다. 처음에는 등산객과 낚시객들이 찾는 길목에서 토종닭을 직접 키우는 식당을 차려 손님을 맞았다. 인근에는 덕산·도고·아산 온천이 20분 거리에 있고 외암민속마을과 강당골계곡,송악저수지 등 휴양시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2003년, “죽으나 사나 일하는 게 농사인데, 이왕이면 묵은 밭에서 누에를 쳐보라”는 매형 이응구(전 큰골영농법인회장)씨의 권유로 양잠을 시작했다.
농촌진흥청 잠사양봉소재과 류강선 박사는 “농촌진흥청에서 2003년부터 청정누에마을을 선정해 양잠산업을 특성화해 발전시켜왔는데 강장리가 실버농업형 청정누에마을로 적지였다”고 얘기한다. 누에는 환경에 예민한 곤충으로 깨끗한 환경에서만 자라므로 ‘누에가 사는 동네는 사람이 살기도 좋다’는 게 류 박사의 설명이다.

1. 황토로 지은 2층 잠실
2. 황토집을 더 지어 건강장수마을로 꾸밀 계획이다.
3. 봄가을 황토잠실 안에는 통통하게 누에가 자란다.
4. 뽕잎차, 뽕잎가루 누에환 등을 현장에서 판매한다
5.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흑두부도 판매하고 있다.

# 청정지역이었기에 가능했던 양잠
잠업은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곳은 청정지역이라 잠업하기 안성맞춤인 천혜의 조건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게다가 관광객들이 심심치 않게 모이는 곳이라 누에산물의 현장판매도 가능하리라는 예상이었다. 손재주가 있는 이씨는 잠실을 직접 팔 걷어붙이고 황토로 지었다. 재료비만 들었기에 그다지 많은 돈이 들지는 않았다.
그는 ‘최고 환경에서 키운 최고 품질의 누에’라는 목표를 분명히 정했다. 다행히 황토잠실의 황토누에는 일반잠실에서 자란 누에보다 1.5배 높은 가격에도 판매가 잘되었고 단골이 늘어났다. 황토는 누에의 생육환경에 좋아 누에 품질이 좋았기 때문이다.
“원래 양잠은 인건비가 많이 들지만 욕심내지 않고 직접 키울 수 있는 양으로만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석종씨의 양잠 규모는 10잠 정도. 소득은 봄가을 누에환 판매로 6천만원. 그리고 뽕잎차 뽕잎가루, 뽕잎 판매 등의 수입으로 2~3천만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 아들, 아버지의 대 이어 양잠 결심
“이제 대식이가 있어 마음껏 양잠할 수 있지요”아버지 이석종씨는 아들이 대견하기만 하다. 공대를 다니다 아버지의 뒤를 잇겠다고 한국농수산대학 특용작물과에 다시 진학했고 올 2월, 졸업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아들이 양잠에 인생을 걸어보는 전문경영인이 되겠다고 나섰으니 아버지로서 부담 되는 면도 있다.
봄가을 잠업이 한창 바쁠 때 외에도 이석종 씨는 황토집 짓는일, 흑두부 만드는 일도 하고 있다. 근처 순천향대학에 겸임교수로 두부 강의도 나가는 등 일인 다역의 역할을 하며 삶을 알차게 가꿔나간다.

# 건강장수마을의 새모습 그려
이석종 씨는 큰골영농법인의 회장으로 전통테마마을 사업에도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강장리가 산촌생태마을로 마을이 지정됨에 따라  마을 가꾸기 사업에도 앞장서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미 2007년 농촌전통테마마을로 선정되기도 한 이 마을에서는 매년 6월 중순까지 누에 생태 관찰하기, 오디 따기, 오돌개 떡 만들기, 숲속 황토 맨발 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산속 숲 계곡에 사방댐이 있어 재미있는 물놀이와 상쾌한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이 조성돼있다. 숲속에 황토 맨발길이 조성되어 있어 산책도 가능하며, 밤에는 황토방에서 민박체험도 할 수 있다. 황토누에마을 단지 규모는 현재 뽕밭 10ha, 황토잠실 10동 규모다.
이씨는 현재 5채의 황토집 외에 5채를 더 완성하여 당뇨치유 목적의 건강장수마을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근처 야산에 쑥,곰취, 떡취, 싸리순, 곤드레나물 등 각종 산야채를 파종해 산야채 체험마을로 명성도 함께 쌓아갈 계획이다.
“도시민이 와서 누에와 함께 건강한 노후를 보내는 건강장수마을”의 청사진도 곧 눈앞에 펼쳐지리란게 두 부자의 다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