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폴리페놀
와인에서 항산화 작용을 하는 물질은 주로 페놀 화합물로서, 페놀을
기본구조로 한 플라보노이드, 논플라보노이드 등 여러 가지 성분을 복합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페놀 화합물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활동력이
좋은 것은 카테킨, 케르세틴, 에피카테킨, 레스베라트롤, 탄닌 등이 있는데, 이 중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물질은 떫은맛을 주는 탄닌입니다.
이러한 물질들은 와인에서 붉은 색깔과 씁쓸하고 텁텁한 맛을 주면서, 와인을 맑게 만드는 아주 중요한 성분입니다. 이 페놀 화합물은 포도의 껍질과
씨에 많이 들어있고, 또 오크통에서 숙성할 때 오크통에서도 우러나오므로, 껍질과 씨를 함께 발효시키고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레드와인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따라서 레드와인은 붉은 색깔을 내고 쓰고 떫은맛을 나타냅니다.
화이트와인은 페놀 화합물 함량이 적은 청포도를 원료로
하기도 하지만, 포도 주스만 발효시키기 때문에 껍질과 씨에서 우러나오는 페놀 화합물에 의한 쓰고 떫은맛이 적고 부드럽고 상쾌한 것이 특징입니다.
또 레드와인은 화이트 와인에 비해서 발효온도가 높고, 생성된 알코올이 껍질과 씨의 페놀 화합물을 추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레드와인에는 페놀
화합물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레드와인을 화이트와인에 비해 오랜 기간 보관할 수 있는 까닭도 바로 이 페놀 화합물이라는 성분의 역할
때문입니다.
페놀 화합물의 역할
이제까지 와인을 만드는 사람의 관심은 어떻게 하면 이 성분을 많이 우려내어
텁텁하고 묵직한 맛을 내면서 오래 숙성시킬 수 있을까, 아니면 이 성분을 적게 나오게 하여 산뜻하고 가벼운 맛을 낼까하는 생각뿐이었는데, 이
페놀 화합물이 혈소판의 응집을 방해하고 항산화제로서 작용한다는 새로운 작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이를 취급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제 이 페놀 화합물은 관상동맥과 뇌동맥 경화증을 감소시키고, 좁아진 동맥에서 혈소판 응집에 의한 혈전을 감소시키며, 각종 퇴행성
성인병에 효과가 있다는 발표가 잇달아 나오면서 상당한 관심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페놀 화합물이 반드시 와인에만 들어있는
것은 아닙니다. 대체로 색깔이 진하고 쓴맛과 떫은맛을 지닌 과일이나 채소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문헌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적포도에
이어 녹차, 사과, 복숭아, 홍차, 청포도, 체리, 서양자두, 딸기 순으로 그 양이 많으며, 채소의 경우 마늘, 케일, 시금치 따위에 많이 들어
있어서 이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의사들이 심장병 환자에게 동물성 식품보다는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라고 권하는
까닭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와인이 싫다면 포도를 먹을 때 서양사람들처럼 껍질과 씨를 한꺼번에 씹어 먹어도 좋습니다.
포도주스에도 페놀 화합물이 존재하지만 그 함량이 낮습니다. 주스는 만드는 과정에서 페놀 화합물이 많이 들어있는 껍질과 씨의
접촉시간이 짧고, 공기와 접촉시간이 많아 이 성분이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와인은 발효기간 중 공기 접촉이 거의 없고, 발효 중에 생성되는
알코올이 씨와 껍질에 있는 많은 양의 페놀 화합물을 추출하기 때문에 그 양이 훨씬 더 많고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는 것입니다.
와인의 알코올은 페놀 화합물과 상승작용을 한다
와인은 알코올과 항산화제를 둘 다 가지고 있는 독특한
음료입니다. 이렇게 두 가지 성분이 존재함으로서 와인이 건강과 깊은 관련이 있는 것입니다. 왜냐면 와인의 항산화제는 알코올과 함께 있으므로,
이를 섭취했을 때 더욱 이로운 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알코올은 간에서 분해되면서 NADH 란 물질을 만드는데, 이 물질은 상대를 환원시키는
작용이 있기 때문에 한 번 사용된 항산화제가 다시 그 기능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신은 다시 알코올 분해에 관여할 수 있는 형태로
변하게 됩니다. 만약 이 두 가지 물질 중 하나만 있다면 한 번의 작용으로 끝나지만, 두 가지 물질이 공존하기 때문에 반복하여 각 각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알코올과 항산화제가 공존함으로서 항산화제의 순환으로 조직의 산화를 방지할 수 있고,
항산화제가 환원상태에서 작용을 할 수 있게 해주며, 알코올 분해 시 나오는 과량의 NADH의 양을 줄여 다른 조직의 환원적 손상을 최소화합니다.
이러한 특성은 와인만이 가지고 있는 것으로, 다른 알코올 음료나 과일 채소류와는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술보다는 와인이 건강에 좋고, 또 항산화제가 많으면서 알코올이 없는 포도주스나 녹차 같은 식품보다 와인이 더 건강에 좋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와인의 건강에
대한 효과
와인의 진정 및 항우울 작용은 수천 년 전부터 널리 이용된 정신건강에 대한 효과입니다. 와인의 이러한 효과는
오랫동안 베일에 싸여있는 신비한 것으로 여겼지만, 요즈음 과학적으로 하나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와인은 긴장과 걱정에 대한 온화한 진정작용을
하며, 인간관계를 개선하고 대화하는 능력을 향상시킵니다. 이 작용은 낮은 혈중 알코올 농도에서도 상당기간 유지된다는 점은 많은 실험에 의해서
확립된 이론입니다. 물론 이 작용은 와인의 알코올에서도 나오지만, 와인은 같은 농도의 알코올에 비해 작용이 느리고 오래 지속됩니다. 이는 와인의
알코올이 우리 몸에서 흡수가 늦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와인에 있는 알코올이 아닌 다른 성분이 완충작용을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와인에는 뇌의
기능에 관계하는 감마 하이드록시뷰티린산(γ-Hydroxybutyric acid)라는 성분이 50-100ppm 가량 들어 있어서 뇌의 기능에
생리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 엘라진산(Ellagic acid)은 진정작용을 하는데, 이 성분이 들어있는
와인, 맥주, 꼬냑은 이 성분 때문에 다른 술에 비해서 긴장을 해소시키는 효과가 큽니다. 특히 피노 누와(Pinot Noir)라는 포도로 만든
와인 즉 부르고뉴 와인의 진정작용이 보르도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고 합니다. 실험에 의하면 한잔의 와인은 긴장도를 35% 감소시키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일반적으로 근심을 완화시키는 양은 와인 140-280㎖이며, 디져트용 와인은 70-140㎖ 정도가 적당합니다. 식사하기 20분전에
혹은 식사와 함께 마시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안전한 상태로 유지되면서 진정작용이 계속됩니다. 그리고 잠자리 전에 디져트용 와인을 들면 온화하고
안전한 진정작용이 최고의 효과를 나타냅니다. 그러나 알코올 의존증이 있는 사람이나 적당량의 알코올에도 무기력하게 되는 사람에게 와인을 마시게
해서는 안되며, 알코올은 다른 진정제와 상승작용을 하므로 이런 약제를 복용하고 있는 사람에게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와인의
위장에 대한 효과
와인의 산도는 위산과 비슷하고, 적은 양으로 타액분비를 촉진하고 위장운동을 자극하며 변비에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과량이나 고농도의 알코올은 위 점막을 자극하여 위의 운동성을 떨어뜨리는 역작용을 하지만 와인은 이러한 역작용이 없습니다. 정상적인 사람은
적당량의 와인을 마시면 위액분비가 증가하므로, 감정적인 긴장에 의해 위액분비가 안 되는 환자에게는 식전의 와인이 효과적입니다. 거기다 와인의
페놀 화합물은 살균작용이 있어서 경련성 변비, 대장염, 설사 등 위장관의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변비에 대해서는
소량의 알코올이 위, 대장 반사를 강화함으로서 와인의 효과가 더 커진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위염, 위산과다, 위암, 유문협착 등
위장병이 없는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으로 위와 같은 환자는 와인을 비롯한 알코올 음료를 섭취해서는 안됩니다.
위장병의 원인을
지금까지는 과다한 소화액 분비, 혹은 소화액 부족, 그리고 자극적인 외부 물질에 의한 궤양 등으로 생각했지만, 세균 감염에 의한 위장병에
대해서는 소홀히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1983년 헬리코박터(Helicobacter pylori)라는 위장균이 발견되면서 이에 대한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졌는데, 만성 위염, 십이지장 궤양, 비타민 B12 흡수장애로 인한 위염, 위암 등의 원인을 제공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헬리코박터의
감염은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가난한 나라에 많고, 우리 나라의 경우 55세 이상의 성인 90% 이상이 이 균에 감염되어 있으며 14-15세
아동은 31%가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조사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연일지 모르지만 스칸디나비아,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이 균의
감염과 후유증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으나, 프랑스나 이태리와 같이 와인을 많이 소비하는 나라일수록 발생률이 적다는 점도 확인되어, 이에 대한
실험을 한 결과, 실제로 레드와인의 페놀 화합물이 헬리코박터에 상당한 살균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점은 뉴질랜드 마누카 꿀이
헬리코박터에 대해 살균력이 있다는 보고로도 증명되었는데, 이 마누카 꿀 역시 레드와인에 있는 페놀 화합물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레드와인의 섭취는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치며, 레드와인을 마시는 사람은 위암에 걸릴 확률도 낮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신
화이트와인은 위 절제 수술이나 기타 위장관 수술 후 흡수장애를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 점은 노인들의 영양 흡수장애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며, 노인에게 있어서는 특히 지방 흡수율이 정상으로 되므로 위통, 소화불량, 체중감소 등을 완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상인에게는 와인이 지방 흡수율을 증가시키지 않는 것으로 관찰되었습니다. 많은 양의 고농도 알코올은 담즙분비를 억제하지만, 알코올 농도 약
10% 정도는 담즙분비를 촉진하므로 식사 때 섭취한 지방의 소화가 원활하게 됩니다. 그러나 췌장염 환자는 와인을 비롯한 알코올 음료를 섭취해서는
안됩니다.
와인의 간에 대한 영향
술이 간을 나쁘게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술은 간을 망치는데 공범은 될 수
있어도 주범은 아닙니다. 특히 간경변은 알코올이 단독 범인으로 지목되어 있지만, 술을 전혀 안 마시는 사람에게도 간경변이 많고, 알코올
중독자라도 간경변이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보통 간경변은 장기간 알코올을 과용한 사람에게 많고, 학자들도 상당기간 동안 매일 알코올을 섭취하면
간경변이 된다는 이론에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그 양이 문제입니다. 학계에서는 매일 순수 알코올로 80g 이하면 비교적 안전하고,
80-160g이면 위험성이 급격히 증가하며, 160g 이상일 경우 간경변 위험도가 가장 크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하루 소주 한 병 정도는
간경변에 문제가 없다는 말입니다. 간경변의 원인은 나라마다 다른데, 이는 영양섭취, 술을 마시는 방법, 그리고 유전적인 요인에서 오기
때문입니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간경변의 가장 큰 원인은 영양상태의 불량 즉 바이러스 감염, 과도한 화학물질 등에 의한 단백질과 비타민
부족을 꼽습니다. 그렇지만 어떤 이유로든 간경변이 있는 사람에게 알코올은 그 증상을 더 악화시키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알코올이 간에 좋지
않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지방간은 양호한 영양상태에도 불구하고 장기간 많은 양의 알코올을 섭취하면 생깁니다. 대체로 지방간은
알코올로 섭취하는 칼로리가 식품으로 섭취하는 칼로리를 초과할 때만 일어난다는 설이 유력합니다. 동물실험에서도 이러한 이론을 뒷받침하고 있는데,
다만 간세포가 영양불량이나 감염되었을 때 간의 저항력이 약해져 여러 가지 간 질환이 일어납니다. 지방간, 간세포 괴사, 간경변 등은 섭취하는
식품과 알코올의 양과 그 빈도에 의해서 좌우됩니다. 그러므로 많은 양의 알코올은 간세포에 손상을 주고 알코올 분해효소를 감소시키지만, 적당량의
알코올은 오히려 간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시킵니다. 그리고 병원에서도 간질환 환자에게 레드와인을 소량 처방하여 간 기능이 신속하게 회복되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와인의 어떤 성분이 간에 대해 유리하게 작용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와인은 식사와 함께 소량 섭취할 수 있는 술이기
때문에 간에 대해서도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와인은 철분 흡수율 증가시킨다
와인의 페놀 화합물은
철과 같은 금속과 착염을 형성하는데 이 때 철은 환원이 되어 흡수되기 쉬운 형태로 변하게 됩니다. 원래 철은 산소가 있는 곳에서는 항상
산화형태로 있기 때문에 이 산화형태의 철은 아무리 많이 섭취해도 우리 몸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와인을 마시면 페놀 화합물이 철과
결합하여 흡수되기 쉬운 형태로 되므로 철 결핍성 빈혈이나 여성들의 임신기간 중 철 요구량이 많을 때 도움이 됩니다. 이 효과 때문에 레드와인,
화이트 와인 모두 식품의 철 흡수량을 증가시키는데, 장에서 철의 흡수도 간단한 페놀 화합물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와인의
퇴행성 질환에 대한 효과
최근 보고에 의하면, 파킨슨씨병, 치매(알츠하이머), 통풍, 류마티즘, 백내장 등 노년의 퇴행성 질환의
원인이 프리 라디칼의 공격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질병은 오랜 세월 동안 산화적 손상이 축적된 결과 나타나는 것으로, 초기부터 계속해서
적당량의 항산화제인 와인을 섭취하면, 항산화제가 프리 라디칼을 흡착하기 때문에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와인에는 칼슘이 많아 주석산과
결합하여 침전을 형성할 정도인데, 이 칼슘은 우리 몸에서 뼈를 만드는 중요한 성분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세포분열, 세포 내 효소의
활성화, 세포막의 투과성 조절 등 우리 몸의 모든 작용에 관여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생체 내 작용에 관여하는 곳이 많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골다공증이 생기는 것도 이렇게 세포활동에 필요한 칼슘이 부족해지면서 뼈에 있는 칼슘이 동원되어 생체활동에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와인은
칼슘을 비롯한 무기질이 풍부하고, 음식에 있는 무기질의 흡수를 돕기 때문에, 식사와 함께 하는 와인의 효과는 칼슘의 가장 좋은 공급원이며
보조제라 할 수 있습니다.
와인의 이뇨작용
모든 알코올 음료는 이뇨작용을 가지고 있는데, 이는 알코올이
뇌하수체의 항이뇨 호르몬에 대한 방해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보통 이뇨작용이 최고일 때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격히 상승할 때입니다. 와인 역시
이뇨작용이 뛰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레드와인보다 화이트와인이 이뇨작용을 신속하게 나타냅니다. 화이트 와인은 이뇨작용이 있는 칼륨과
주석산의 농도가 레드와인보다 높고, 또 레드와인의 탄닌이 항이뇨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샴페인은 탄산 때문에 보통 와인보다 이뇨작용이 더
강하게 나타납니다. 이뇨작용이 여러 가지로 좋긴 하지만, 자칫하면 수분 부족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술을 마실 때는 충분한 수분을 보충해야
합니다.
또 하버드 대학에서 연구한 결과를 보면, 여러 가지 음료 중에서 와인이 신장결석을 감소시키는데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은 커피, 차, 맥주, 와인은 신장결석을 감소시키지만 사과주스와 자몽주스는 위험도를 증가시키며, 와인은 가장 강력한 방어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신장결석의 형성을 39% 감소시킨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와인은 알칼리성 식품
흔히 "산성체질을
알칼리성으로 바꿔야 한다."고 하지만 의학적인 근거가 희박한 속설에 불과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산도란 pH로서 7보다 낮으면 산성, 높으면
알칼리성이라고 하는데, 우리 몸은 예외 없이 pH 7.4로서 약알칼리성입니다. 이 pH가 0.3만 변해도 의식을 잃는 등 큰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 몸은 체액의 산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장치를 가지고 있는데 콩팥과 폐가 그 핵심입니다. 콜라의 pH가 3-4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마셔도 몸에 큰 탈이 생기지 않는 것은 우리 몸의 pH가 엄격하게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알칼리성 식품은 과일이나 채소이며 육류는
산성식품입니다. 고기를 많이 먹었다고 체액의 산도가 높아지는 일은 없습니다. 오줌의 산도가 조금 높아질 뿐입니다. 오히려 알칼리성 식품만을
먹다가는 영양의 균형이 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산성체질, 알칼리성체질을 따지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말입니다.
'산성식품'과 '알칼리성식품'의 구분은 어떤 식품이 우리 몸에서 소화, 분해되어 나타내는 성질을 가르키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식품을 태워서 남은 물질의 산도를 측정하여 산성이냐 알칼리성이냐를 구분합니다. 물론 체액이 약알칼리성이니까 알칼리성 식품이 더 좋다는 말에
일리는 있지만, 우리 몸은 두 가지 종류 모두 필요합니다. 먹는 음식을 좋다 나쁘다 흑백논리로 가를 수는 없습니다. 와인은 알칼리성 식품이
분명합니다. 대부분의 술들이 우리 몸에서 산성으로 작용하는데 비해 와인만이 알칼리성을 나타내는 것은 칼륨, 칼슘, 나트륨 등 무기질이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와인은 알칼리성식품이라서 좋다는 것보다는 무기질이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좋다고 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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