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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나의이야기

시간 톱니바퀴 333 돌리다

시간 톱니바퀴 333 돌리다

 

30년 전, 곰취빛 철모를 쓰고 만났습니다. 하늘 아래 첫동네 점봉산 아래서  333부대 그대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30년 후, 우리는 다시 만났습니다. 가슴 울리는 마음의 명령을 받고 어두워지는 서울 잠실 집결지에 모였습니다. 이 자발적인 명령이 창원, 울산, 포항, 부산, 광양까지 전파되였습니다. 그리고 이역 멀리 미국 LA에서도  합류하였습니다. 30년 전의 회한을 나누며 미래를 향한 새로운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우리는 부대에서 정성껏 마련한 곰취 잎 톱니바퀴를 타고 30년 전과 30년 후를 넘나들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의 톱니바퀴 속에서 하나가 되였습니다.

 

30년 전, 강원도 전방, 울타리 없는 막사의 창문이 등황색으로 물들고 있었습니다. 산넘고 강건너 고향집 마당에 머물던 바람이 작은 불빛으로 다가섰던 그 밤이 문득 그리워집니다. 그 해 겨울 야간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그대들에게 권하던 보리차 한 잔이 그리워 졌습니다. 눈보라 휘날리던 그해 겨울은 가슴 저미도록 추웠습니다. 손끝이 시린 새벽에 성에 낀 내무반 창문 속이 더 없이 따스했던 것도 그해 겨울의 일입니다. 그래서 작은 위문보따리를 싸보았지요. 새우깡과 오미자 와인 그리고  .....

 

30년 후인 2013년 5월 25일, 서울 잠실의 석양을 받아가며 어둠 속에서 다시금 만났습니다. 허황도 작전사령관과 고승균, 김재문, 신희성 작전참모의 주도면밀한 진행이 회한과 추억과 애증의 강을 건너 웃음에 안착케 했습니다. 고지가 바로 저기인데 함께 하자는 김석중, 신영균, 정진윤, 장태익, 박찬범, 김태성 선임대장의 인생작전담을 들었습니다. 멋진 노래 선사한 안영곤, 진영무 남부사령관, 이승준 포항사령관, 빛나는 별빛 오상영 지휘본부장, 오창균, 오대근 지휘참모, 육자백이 위문단장 박성덕, 울산 큰아이 이창선보급대장, 보고싶던 박하영, 이성우, 박민응, 서병순장군, 영원한 친구 김운봉, 김창수, 김영배대장 그리고 미국 파견 임성휘대장의 합동작전도 더해진 잠실 점령으로 이어졌습니다.

 

오늘, 333부대의 지도 위에 긴 인생 달려온 수많은 가슴들이 그려집니다. 30년 동안 우리의 손바닥 지도에 필사로 새겼던 마음을 내려 놓습니다. 푸른 종소리가 세월의 강을 건너서 오월의 초록 위로 달려갑니다. 바람의 노래는 멈출 줄 모르고 더욱 더 확실한 지문으로 오래토록 지워지지 않을 무늬를 만들어 냅니다. 지금 이 순간, 가슴에 전우들과 함께 또 하나의 씨를 뿌리고 나니 마음의 뒤뜰에도 꽃이 핍니다. 곰취 향기가 더욱 곱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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