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我/나의이야기

일심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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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經-財 북리뷰] 일심일언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ㅣ양준호 옮김ㅣ한국경제신문

 


‘회사 때려치우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니는 사람이 많다. 내색하지 않지만 당신도 한 번쯤 그런 마음을 가져봤을 것이다. 스물일곱의 나이에 교토세라믹을 창업해 세계 100대 기업으로 키우고, 통신 사업에 도전해 일본 2위 통신사업자가 된 ‘경영의 신’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 역시 매일 회사를 그만두고 도망갈 꿈을 꿨다고 한다.

저자는 당연하지만 우리가 쉽게 잊는 간단한 철학을 일깨운다. “인생의 여정을 수순대로 밟지 않고 단번에 목적지로 풀쩍 건너뛸 수 있는 마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꿈을 실현하기 위한 손쉬운 방법이나 지름길 같은 것 또한 없다.” 결국 회피는 정답이 아니며 일이 괴로워서 직장을 그만둔다 한들 무한한 행복이 찾아오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부분 성공한 사람들의 인생이 그렇듯 그 역시 어느 시점에서 고뇌와 콤플렉스에 시달렸다. 사회생활 초기, 가고시마 출신으로 지방대학을 나온 그는 사투리가 심했다. 그래서 촌놈이라는 열등감에 시달렸다. 그러나 열등감으로 좌절하는 사람과 달리 마음을 고쳐먹고 열등감을 솔직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

“나는 촌놈이다. 사회생활도 서툴고 세상에 대한 상식도 없다. 대학도 지방대학을 졸업했으니 도시의 일류대학을 나온 사람과는 실력 차가 분명히 난다. 기본적인 것부터 공부하자.” 그는 이런 마음가짐을 통해 열등감에서 벗어나고 긍정적으로 즐겁게 노력하는 단계에 이르게 됐다고 고백한다.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척하는 게 아니라,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없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거기서부터 새로 시작해야 한다는 의미다. 때로 이것이 한 사람을 몇 단계 이상 발전시킨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의 가치관이 인상적이었던 것은 성공의 성취가 아닌 유지에 더 공을 들였다는 것이다. 저자는 성공을 위해서 간절한 바람과 열정이 있어야 하지만,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더 큰 열정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것은 깨끗하고 정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일이 늦게 끝난 날에도, 술을 마시고 귀가한 밤에도 반드시 책을 읽었다. 꼭 책상 앞이 앉는 것이 아니라도 그의 침대 머리맡에는 늘 철학책이나 중국의 고전이 있었다. 화장실이나 욕조에도 책을 가지고 들어간다.

하루하루 버티기도 바쁜데 책 읽을 시간이 어디 있느냐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5분, 10분이라도 시간을 쪼개가며 책을 읽는 습관은 중요하다. 그렇게 책을 가까이 하다 보면 마음속 바람과 열정이 순수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오늘 밤 만사에 지친 당신, 동료와의 술자리는 잠시 미루고 인생 선배의 귀언(貴言)이 담긴 잠깐의 독서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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