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난하지만 마음은 절대로 가난하지 않습니다. 삶에는 가격이 없어요.
부자들이야 말로 가난한 사람들이죠. 왜냐하면 그들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가난한 사람에게 필요한건 동정이 아니라 기회 입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질이 아니라 삶을 누릴 수 있는 시간입니다.
이 책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란 칭호를 얻은 무히카의 일생을 담은 전기 형태의 평전이다.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12km 떨어진 파소 델라 아레나 지역에서 보낸 어린 시절을 비롯해 1960년대 군사독재에 맞서 게릴라 조직 ‘투파마로스’로 활동하던 시절, 정신적 동반자인 아내 루시아 토폴란스키와의 만남, 1970년부터 시작된 13년간의 독방 수감, 1990∼2000년대 상원의원, 농축수산부 장관, 2008년 대통령 선거 등이 세밀히 펼쳐진다.
무히카의 정치철학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은 우루과이 인물사전 속 그의 프로필이다. 직업란에는 ‘농부’(화초 지배인)라고 적혀 있다. 하원, 상원, 장관을 거쳐 대통령까지 했는데도 무히카는 공식 프로필에서 자신을 농부라고 강조했다. “나는 항상 땅에서 일했다. 많이 일하거나 조금 일한 차이는 있을지언정, 땅에서 일하는 것을 멈춘 적이 없다. 인생을 간소하게 살기로 결심했다.”
그는 직접 트랙터를 몰아 밭을 갈고, 화초를 재배한다. 대통령 궁을 노숙인에게 내주고 월급의 90%를 기부했다. 지금도 낡아빠진 1987년형 하늘색 폴크스바겐 비틀을 탄다. 시민들은 그를 ‘대통령’이란 호칭 대신 ‘페페(pepe·할아버지)’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1999년 우루과이에서 출간된 이 책의 한국어판에는 원서에는 없는 무히카의 유년, 청장년 시절을 담은 각종 사진, 무히카 어록 80개, 2012년 리우 연설, 유엔 연설 전문, 무히카와 친분이 있던 최연충 전 주우루과이 대사와의 에피소드가 추가로 담겨 있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노숙자에게 대통령궁을 내어준 대통령’ ‘고등학교 졸업장도 없지만 철학자로 불리는 대통령’. 지난 3월 퇴임한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대통령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들이다. 그는 ‘페페 할아버지’로 불렸고, 국민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렸으며 대통령궁 대신 사저인 농가에서 출퇴근했다. 퇴임할 땐 “떠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에게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른 그는 진정한 지도자에 대한 갈망 속에 세계적 열광을 일으켰고, 그의 어록은 한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달구기도 했다. 이런 말들이다. “정치가에게 가장 이상적인 삶은 그들이 봉사하고자 하는 다수의 사람들처럼 사는 것이다.” “나는 가난한 대통령이다. 하지만 내 마음은 가난하지 않다. 삶에는 가격표가 없다.”
우루과이 저널리스트 마우리시오 라부페티의 ‘조용한 혁명’(부키)은 다음달 출간된다. 보다 객관적인 관점에서 무히카의 삶을 재구성한 것으로 우루과이 현지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이다. 책은 무히카에 대한 전 세계의 무조건적 열광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한다. 검소한 삶의 방식, 게릴라 활동, 록스타 정치인으로서의 면모를 다루지만, 집권 말기 활동에 대한 우루과이 내의 비판적인 관점도 보여준다. 평화와 관용의 메시지는 우루과이 이해와 맞지 않기도 했고 환경보존, 조화로운 삶을 위한 법칙으로서 타자에 대한 관용, 관료주의에 대한 비판을 이야기했지만 관료주의 문제는 무히카 자신 역시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나친 영웅화에 브레이크를 걸며 인간 무히카를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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