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라는 장벽 앞에 선 그대, 졸업생
졸업식은 돼지열병으로 연기되고 입학식은 코로나 열병으로 취소되였다. 그러나 창업논문 구상과 곧 마주할 농수산업의 현장 설계로 지난해 기숙사의 불빛이 남아있다. 환했던 지난 연말이 지나고 어려운 시대를 마주한 그대 이름 <졸업생>이다. 현실의 생활처럼 졸업은 장밋빛처럼 아름답고 희망만이 있는 것은 아니다. 험한 파도와 눈보라가 휘날릴 때가 더 많아 있다. 유명한 배우 로버트 드 니로(Robert De Niro)는 뉴욕대 티쉬(Tisch) 예술대학 졸업식 축사에서 “예술대학 졸업생 여러분, 드디어 해냈습니다. 그리고 망했습니다(You’re fucked!).”라고 했다. 그것은 그 어떤 나침반으로도 항로를 발견할 수 없는 거친 인생의 바다를 향해가는 후배들에게 창조적인 길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깨우치는 말이다. 자연과 마주하는 농수산업이라는 항로를 개척해야 하는 졸업생에게도 똑같은 말을 전하고 싶다.
희망은 인내 속에서 자란다
현실적인 농수산업과 마주한 졸업생들에게 나는 한 늙은 양치기의 감동적인 삶을 그린 프랑스 작가 장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이라는 책에서 항로를 찾으라고 권하고 싶다.
한 여행자는 아무도 없는 황무지에서 매일 한 자루씩 도토리를 주워와 성한 것을 골라내어 정성껏 심는 양치기 노인을 본다. 몇 년 후 황무지를 다시 찾은 여행자는 떡갈나무가 자신의 키보다 훨씬 크게 자난 모습을 보고 놀란다. 자연의 신비함과 노인의 인내와 노력에 감탄한 여행자는, “그것은 실로 가슴 저린 감동이었다”고 술회한다. 한 사람의 외로운 노력으로 프로방스 황무지가 거대한 숲으로 바뀐 기적 같은 모습을 경이롭게 그려낸 책이다. 단편영화로 제작되어 1987년도 아카데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책은 금방 세계적인 명작이 되었고, 프랑스 남부도시 프로방스를 찾아가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농업이 어려운 시대에 스스로 불태우는 신념의 씨앗을 우리들 가슴에 심어 주는 책이기도 하다.
울창한 숲, 상쾌한 바람, 아름다운 시냇물이 흐르는 낙원이 탄생하기까지는 한 양치기의 쓰라린 고통과 인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려운 농업의 현실 앞에 고품질, 고소득 작물을 생산해 내야 하는 일은 황무지에서 숲을 가꾸는 양치기와 다르지 않다.
한 사람의 양치기 노인이 사람이 살 수 없는 황무지를 사람들이 찾는 낙원으로 만들었다면, 우리는 어려운 현실에서 우리가 생산해 낸 작물을 사람들이 찾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양치기의 인내를 기억하여야 한다. 아무도 할 수 없다고 생각했을 때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은 위대하다는 것도 우리 모두 생각해야 한다. 희망은 인내 속에서 자란다.
농촌의 희망을 찾아서
우리가 추구하는 농업에서의 삶은 황무지에 희망의 나무를 심는 것과도 같다. 하나님은 애굽의 노예생활에서 탈출한 유태인들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복지」를 약속했다. 황야의 시련을 이기고 개척의지를 가진 사람의 위대함을 현실로 보여 준 것이다.
“지토지초 백년풍년(知土知草 百年豊年)” 즉, 흙을 잘 알고 식물의 움직임을 보고 농사를 지으면 백년 풍년이 든다는 말이다. 실사구시 정신으로 생활하는 그대, 긴 어둠의 터널 속에서도 새로운 과학 농업시대를 준비하는 그대들이 이 시대의 독립군이다. 성공적인 삶을 위해서 농산물의 잎줄기에서부터 맑은 바람소리를 들어야 한다.
좋은 농산물은 반드시 찾는 소비자가 있게 마련이다. 농산물의 품질과 수량을 결정하는 것은 토양, 빛, 온도, 수분, 산소 및 양분조건 등이다. 이런 조건들을 과학적으로 탐구하고 생산적으로 이끌어내는 농업이 필요하다. 그뿐만 아니라 농산물에 관심과 애정이 접목될 때 좋은 농산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새로운 농수산업의 길을 개척하는 한농대생 여러분! 여러분이 농수산업의 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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