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수산대학 특용작물학과 교수 장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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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농대의 20년의 성과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한국 농업의 중심’으로 자리매김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농업의 기틀을 마련하고 농업기반을 공고하게 다지는 시간들로 이어졌다. 이제는 내일의 비전을 시대적 소명에 맞게 가다듬기 위해 오늘을 보다 더 충실하게 임하는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 왜냐하면 지식정보화 시대와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는 ‘한농대의 새로운 비전’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20년 전, 우리 대학은 농수산업에 새로운 희망을 내걸고 문을 열었다. 그동안 우리 학교를 졸업한 졸업생의 역사는 한국의 농업사에 있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전문적인 우수인력의 양성을 통해 한국농업의 발달에 견인차가 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웰빙(well being)의 미래를 꿈꾸게 하는 계기를 가져다주기도 하였다. 앞으로도 우리 학교는 현재에 안주하지 말고 진정한 농수산업의 주인을 키우는 희망의 터전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는 ‘농수산업은 힘들고, 돈 안 되고, 미래가 없다’는 자조적인 인식이 확산되어 왔다. 이러한 인식은 농수산 환경의 어려움 속에서 시작된 말이다. 농사짓는 일 자체가 힘든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농수산업을 생업으로 하는 경우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교육시키며,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해 나기에는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4차 산업이 이슈화 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농어업은 지식정보화 사회의 발달 속도에 따라가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꽃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흔들리며 피는 꽃」
「흔들리며 피는 꽃」처럼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겠는가. 모든 꽃이 흔들리면서 피는 것처럼 힘들이지 않고 성공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현실의 농업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초심을 잃지 않고 꾸준히 흙의 마음을 읽어 가다보면 언젠가는 아름다운 꽃을 피울 것이다. 그러니 농심(農心), 즉 농업의 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농수산업의 길을 줄기차게 회의시키는 현실적 난관과 내면을 끊임없이 동요시키는 현세적 유혹 속에서도 끝까지 싸워야 한다. 남들이 차분한 행복감에 젖어 깊은 잠을 자는 동안에도 농업 과학의 길을 개척해야 하는 것이다. 바람과 비에 젖으면서 더욱 공고해지는 흙의 노래는 우리가 몸으로 부르는 농수산업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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