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근 흑삼, 해오담
‘국내 유일 전통식 수제’ 전순이 표 흑삼
전 대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옛날 전통방식 그대로 흑삼을 만들고 있다. 다른 곳은 이미 편리한 기계식으로 흑삼을 만드는데, 전 대표만 오롯이 힘든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전 대표는 “돈을 쫓으려고 흑삼을 만든 것이 아니다. 건강먹거리 만들고자 하는 일념으로 흑삼을 만들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전 대표는 먼저 홍삼과 흑삼의 차이를 설명했다. 홍삼은 4~6년 근 인삼을 1~3번 찌고 말려 선홍빛을 띤다. 흑삼은 6년 근 인삼을 무려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리는 ‘구증구포(九蒸九曝)’해서 만들어지는데, 까맣고 빛이 나며 끈적거린다. 흑삼은 쓴맛보다 단맛이 강하다. 때문에 홍삼의 쓴맛에 길들여져 있는 사람에게는 맛이 밍밍하게 느껴질 수 있다.
전 대표가 만드는 전통식 수제 흑삼 제조과정은 이렇다.
직접 기른 6년 근 인삼을 깨끗이 씻는다. 검은 가마솥 위에 숨 쉬는 옹기시루를 얹고, 깨끗이 씻은 6년 근 인삼을 넣어 아홉 번 찌고, 아홉 번 말린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불온도. 전 대표는 오로지 오랫동안 숙련된 손의 감각으로 온도를 재어 가며 구증구포한다. 마치 옛날 부채 붙여 가며 약을 달이는 정성만큼 흑삼을 만드니 기계에 넣기만 하면 편리하게 뚝딱 만드는 흑삼과는 품격부터 다르다.
‘약은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반이고, 먹는 사람의 정성이 반’이라는 말이 있듯 이렇게 정성을 다해 흑삼을 만드니 기계로 균일하게 만든 흑삼과는 차이가 있다. 전 대표는 이렇게 힘들고 어렵게 만든 흑삼에는 ‘희로애락’이 깃들어 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해오담’·‘진누리’ 7개 옥동자 원기회복 최고
전 대표가 어렵게 생산한 옥동자는 7개. 자동화 공장에서 숙성된 흑삼을 넣고 정수한 물을 넣어 72시간 끓여 추출하고 살균, 포장한 흑삼 추출액과 농축액 등이다. 상품 이름은 태양이 음양오행의 기운을 담았다는 뜻으로 ‘해오담’, 그리고 진한 흑삼이 누리는 세상이라는 뜻으로 ‘진누리’라 지었다.
흑삼은 동의보감에 원기회복하는 귀한 약재로 소개돼 있다. 사포닌 함량은 홍삼보다 월등하다. 전 대표는 “성분과 효능을 밝히는 것은 과학자들이 하는 것이지 나는 잘 모른다”며 “그저 정성껏 만들어 먹으니 힘이 넘치고 건강해졌다. 저의 흑삼을 먹은 고객들도 몸이 좋아졌다. 이것을 보람으로 여기고 흑삼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농사에 ‘농’자도 모르다 ‘흑삼 달인’ 성공
무주에서 태어난 전순이 대표는 김봉식 씨(59)와 결혼해 8년 간 서울에서 살다가 금마면에 정착했다. 농사에 농자도 모르는 문외한이었지만, 옆집에서 인삼 농사짓는 것을 보고 무작정 인삼재배에 뛰어들었다. 이렇게 시작한 인삼농사는 올해로 27년째 이어지고 있다. 현재 금마 신촌마을과 왕궁, 삼기, 덕기동 등 1만여 평 밭에 인삼을 재배하고 있다. 전 대표는 42살에 인생의 변곡점을 만났다. 갑자기 이명증과 어지럼증이 생겨 서울 병원으로 치료를 받으러 다녔다. 하혈을 해 3번의 대수술도 받았다. 치료가 끝난 후엔 종이컵 하나 들기도 버거울 만큼 힘이 없었다. 한약방에서 인삼농사 지으니 인삼을 먹으면 된다는 조언을 들었다. 그냥 먹기가 사나워 홍삼을 만들어 먹었는데 맛이 써 목을 넘기기가 힘들었다. 그러다 인삼이 까맣게 변하는 꿈을 꿨고, 알아보니 ‘흑삼’이었다. 흑삼 전문가를 몇 년 동안 찾아다녔다. 한 마디라도 놓칠세라 메모를 했고, 집에서 계속 실험을 했다. 이렇게 낮이고 밤이고 흑삼을 만들었다. 처음엔 불 온도를 잘 조절하지 못해 인삼을 태워서 버린 적도 수없이 많았다. 이웃들의 항의도 빗발쳤다. 숱한 시행착오 끝에 지금은 솥에 손을 대면 어느 정도 삼이 익었는지 알 정도로 흑삼의 달인이 됐다.
“세계인에 건강 선물하는 흑삼인으로 살터”
전 대표는 자신을 가리켜 “흑삼을 만들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고 했다. 흑삼의 달인이 된 전 대표는 2012년 지금의 자리에 건물을 세우고, 2013년 백제동성회사를 설립, 본격적인 흑삼 제조 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전 대표는 흑삼을 처음 만들 때부터 지어 불렀던 콧노래를 공개했다. ‘분다. 분다~. 바람이 분다~. 전순이 흑삼 바람이~. 세계인이 깜짝 놀랄 구증구포 흑삼 바람이 분다.’ 전 대표는 “세계인에게 건강을 선물하는 흑삼인 전순이로 살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우창수 기자 ikopennews@hanmail.net 익산열린신문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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