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빛나는 이름
장광진
40년 전 앨범을 펼쳐든 1981년!
학사장교 1맥이란 이름으로 뭉친
629명의 동지들
그 해 뜨거운 여름
우리는 저 남쪽 빛고을
무등산 아래 상무대에서 만났지
파리한 짧은 머리 속에서도
눈빛만은 더욱 영롱했네
어둠을 가르던 연병장의 군가 소리
우리는 전우애로 더욱 부둥켜 안았지
넘어지고 깨지면서도 전진은 계속되었지
그 긴 터널을 지나 푸른 청춘의 깃대를 세웠다
무등산 너머 유격장에서 만났던
독사와 코브라의 엄한 군기는
시간의 칼등에서 춤을 추고
아픔의 시간은 빛나는 보석으로 세공되었다
어쩌다 눈을 들면 밤하늘에 빛나던
어머니 어머니 얼굴
그래서 울었지 민들레처럼 울었지
유성도 군복의 어깨를 두드리며 노래했지
“피와 땀이 서려 있는 이 고지 저 능선에
쏟아지는 별빛은 어머니의 고운 눈빛”을
전우여!
토막난 조국은 우리를 애타게 불렀다
통일은 멀리 있지만 우리는 두렵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는 떠났다
북행 열차를 타고
155마일 전선에서 해안 철책선까지
백두에서 화랑까지
산 첩첩 얼음 겹겹
이가 시린 겨울 달빛 아래
무섭도록 외로웠고 그래서 더 강했지
뜨거웠던 우리 푸른 날
밤하늘의 고요가 깊어지면
신념의 불덩이가 재가 될 때까지
우리는 밤을 태웠지
칼바람 부는 전방 철책에서
냉혹한 벙커 속에서
빗방울 떨어지던 관측소에서
그렇게 그렇게 청춘을
홀로 세우며 담금질했고
촛불처럼 타올랐다
철책선 불빛 따라
서로의 마음과 마음으로 손을 잡던
전우의 모습은 우리 영원 속에
아직도 고스란히 남아 있다
그날이 와서
그날이 와서
푸른 고지 뒤로 하고
거친 세상 속에서도
자신을 불태우며 살아온
동지여, 학사 1기여
지나간 것은 힘이 되고
우리 만남은 전설이 되었다
629명의 학사 일맥 동지여!
피와 땀으로 점철된 우리들의 시간은 역사가 되었다
역사의 페이지를 열고 자랑스러운 동지들의 이름,
그 이름 끝 자를 하나씩, 하나씩 불러 본다
가슴 열고 땅을 울리며 불러 본다
수야!, 호야! 그리고
우 진 택 근 충 영 봉 범 도 일 철 대 률 집 운 남 옥
록 훈 흔 섭 음 열 평 균 윤 회 정 룡 만 희 동 곤 재
환 각 삼 지 돈 용 태 평 덕 순 국 기 백 웅 춘 권 중
문 무 한 산 양 성 래 년 식 규 숙 주 술 현 두 완 흥
광 서 준 함 엽 칠 홍 찬 모 명 조 목 선 표 복 분 암
길 립 연 헌 출 상 승 곤 인 생 원 로 걸 신 덕 경 종
형 언 락 하 민 배 직 설 구 헌 후 학 렬 화 천 욱 교
그리고 훈아!, 석아!
그대의 이름들이 40년 시간 속에서 찬란히 빛나고 있다
'我 > 나의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카시아 향 오월의 향기 (0) | 2024.05.12 |
---|---|
흙사랑 &약초 장광진 교수 퇴직 (1) | 2023.08.29 |
올 여름에 만난 사람들 (0) | 2022.08.04 |
그해, 학사이야기 (0) | 2021.02.23 |
농업 발전 이끌 ‘농정 정책자문단’활동 (0) | 2021.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