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農/인삼이야기

황토질 토양 재배 적합…‘인삼 주산지’

황토질 토양 재배 적합…‘인삼 주산지’ 

2007년 12월 12일 (수) 정동원 
재배 기술발달·품종 개량·생육적 특성 조화  도내 재배 면적 지난해 말 1429㏊… 10년간 3.2배 증가

   
▲ 홍천군 동면 인삼밭

# 강원 토양에 인삼 재배 성공
인삼 재배농가에서는 ‘1 토(土), 2 묘(苗), 3 환(環)’이란 말이 정설처럼 전해지고 있다.
인삼 재배를 위해서는 토양, 씨앗, 제반여건이 모두 맞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 탓에 인삼은 경상도나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만 주로 재배돼 왔다.
세계적으로도 위도가 33∼48도에서만 재배되는 인삼은 반음지(半陰地)성 식물로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적을수록 좋지만 너무 추워도 안된다.
도는 전국에서 꽃샘추위로 인한 피해가 가장 우려되는 지역으로 1970년대만 해도 인삼 재배가 어려운 곳으로 인식돼 왔다.
꽃샘추위로 인해 인삼의 가장 중요한 부위인 ‘뇌두(腦頭·뿌리 윗 부분 위치)’가 냉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삼은 뇌두가 살아 있으면 뿌리가 잘려 나가도 제 모습을 회복할 수 있지만, 뇌두가 손상되면 생명이 끝난다. 따뜻한 봄을 맞아 발아된 뇌두가 땅 속에서 밖으로 나올 때 꽃샘추위로 얼어 버리면 몇년 동안 공들였던 인삼 농사는 한순간에 끝이다.

하지만 재배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식기를 이용해 인삼을 땅 속 깊이 심어 어는 것에 대비하고, 발아시기를 인위적으로 늦출 수 있게 되면서 도내에서도 인삼을 비교적 수월하게 재배할 수 있게 됐다. 또 병충해와 추위에 대한 내성이 강한 품종이 개발된 것도 인삼 재배지 확산에 한 몫을 했다. 도내에 인삼재배에 적합한 황토질 토양이 많은 것도 주효했다.
장소를 옮겨가며 새로운 땅을 개척해야 하는 인삼의 생육 특성도 도가 인삼의 주산지로 떠오르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인삼은 최고의 약용식물 답게 성장을 하면서 토양의 영양분을 모두 빨아들여 지력(地力)을 급격히 약화시킨다.
일반적으로 인삼을 재배한 땅에는 최소 7년에서 최대 15년 동안은 인삼을 재배할 수 없다.

인삼 불모지로 여겨지던 도가 인삼 주산지로 부각된 것은 △재배기술 발달 △품종 개량 △도의 적합한 토양 △인삼의 생육적 특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지난해 홍천인삼축제 인삼전시관


# 홍천 인삼, 지역 5대 명품 우뚝
춘천에서 대구방면으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30분쯤, 서울에서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강릉 방면으로 1시간쯤 달리다 보면 도의 대표적인 인삼 주산지인 홍천군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온다.
청정 환경을 간직한 천혜의 지리적 조건과 내륙성 한랭기후는 홍천을 인삼 재배의 최적지로 평가받게 했다.
특히 최근들어 경상도와 충청도의 인삼 경작지가 지력상실 등으로 급격히 감소하면서 홍천을 비롯한 도내 인삼 재배는 해가 갈 수록 늘고 있다.

1971년 11월 강원인삼경작조합 설립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인삼을 재배하기 시작한 홍천은 지난해 말 현재 도내 6년근 인삼의 38.7%(384t)를 생산할 만큼 강원 인삼의 주산지로 우뚝섰다.
모두 1520여명의 조합원으로 구성된 강원인삼농협(조합장 이양우·홍천군 홍천읍 상오안리)은 친환경 재배를 통한 고품질 청정 인삼 생산을 위해 △고품질인삼 생산기술 보급 △가공·판매사업 확대 △인삼농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직거래 체제 구축 △유관 기관과의 협력사업 추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홍천 6년근 인삼은 △수라쌀 △늘푸름한우 △찰옥수수 △잣과 함께 지역 농산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농·축·임산물을 브랜드화한 ‘5대 명품(名品)’이다.

올해로 6회째를 맞은 홍천 인삼축제에도 6만 여명의 인파가 몰려 순수 인삼 판매 수익만 9억여원을 올리는 등 홍천 6년근 인삼의 명성은 하루가 다르게 전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 6년근 홍삼을 수확하고 있는 농민들

#10년 동안 3.2배 성장
도내 인삼산업은 지난 10년 동안 재배면적이나 수확량 등 규모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도내 인삼재배 면적은 지난해 말 현재 1429㏊로 1996년 445㏊와 비교해 3.2배나 증가했다.

특히 6년근 인삼은 지난해 말 현재 모두 878t(수매액 339억원)으로 전국 수매량의 18.1%를 차지, 경기도에 이어 전국 두 번째 인삼 주산지로 급부상했다. 도는 오는 2010년까지 인삼재배 규모를 2000㏊로 늘리기로 하고 올해 19억6100만원을 들여 △친환경재배 △유통시설 △가공시설 △인삼축제 △묘삼포 및 경작지 융작 지원 등 모두 7개 지원사업을 벌이는 등 명품화 사업을 추진했다.

이 가운데 도는 올해에만 모두 2억1500만원을 들여 500㏊에 미생물제를 보급해 인삼 친환경재배를 돕고, 포장재 제작과 인삼 축제를 지원하는 등 향후 소득화 사업의 기반을 마련했다.

해외 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도는 지난 2005년 대만에 처음으로 ‘태극삼’ 5t(39만달러)을 수출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5.6t(70만달러)에 이어 올해는 지난 3월 현재 전체 수출 계획량 10t(150만달러)의 14%인 1.4t(21만3000달러)을 수출했다.

도 농정산림국 관계자는 “도는 전국에서 6년근 인삼이 두 번째 주산지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웰빙시대를 맞아 건강기능성 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인삼산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해 강원산 인삼을 전국 최고의 명품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정동원 gondori@kado.net
   
▲ 홍천 인삼축제 판매 모습


▶ 인삼은

   

쌍떡잎식물 산형화목 두릅나무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형상이 사람과 닮았다고 해서 인삼(人蔘)으로 불리기 시작했으며, 뿌리를 약용한다.

국내에서 재배되는 인삼 뿌리는 비대근(肥大根)으로 원뿌리와 2∼5개의 지근(支根)으로 돼 있고 미황백색이다. 수확은 보통 4∼6년근 때 한다.

인삼은 생육환경에 따라 나뉘는데 ‘산삼’은 깊은 산골 자연 상태에서 자생하는 인삼, ‘산양삼’은 산삼씨를 산속에 파종해 산삼 생육환경에 가깝게 재배한 인삼, ‘재배삼’은 밭에서 인공적으로 재배한 인삼을 뜻한다.

또 가공방법에 따라서는 밭에서 캐낸 후 가공하지 않은 상태의 ‘수삼’, 4∼5년근 수삼의 표피를 벗기거나 그대로 건조한 ‘백삼’, 6년근 수삼을 엄격히 선별해 껍질을 벗기지 않은 상태에서 증기로 쪄 건조시킨 ‘홍삼’으로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