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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 마늘의 향기 ① 달래 마늘의 향기 ① [중앙일보] ‘나들이’ 길에서부터 시작되는 한국인 삶 “병아리 떼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들은 어미 닭을 좇아서 바깥세상으로 나간다. 우리도 그랬다. 한국인의 삶은 노란 햇병아리들처럼 어머니의 손을 잡고 처음 바깥세상과 만난다. 그리고 그것을 ..
돌상 앞의 한국인 ⑤ 이어령의 한국인 이야기 돌상 앞의 한국인 ⑤ 오랜만에 돌잔치에 초대를 받았다. 색동옷과 복건을 쓴 돌잡이를 보면서 처음으로 거기 의젓하게 앉아 있는 한국인의 모습을 보았다. 눈물이 흔해진 나이라 그런지 경사스러운 날에 하마터면 눈물을 보일 뻔했다. 색 바랜 사진 한 장. 그나마 전쟁으로 불..
돌상 앞의 한국인 ③ 이어령의 한국인 이야기 <9> 돌상 앞의 한국인 ③ 콩나물 시루가 된 만원 엘리베이터 속에서 이따금 엉뚱한 생각을 해본다. 만약 인간이 다른 짐승들처럼 네 발로 돌아다닌다면 지금 이 엘리베이터는 어떻게 되었을까. 컨테이너처럼 길게 눕혀져 있는 모양을 하고 있었겠지. 사람들은 양 떼 모양처..
돌상 앞의 한국인 ② 돌상 앞의 한국인 ② 이어령 깜깜한 어둠 속에서도 갓난아이들은 용케 어머니의 젖꼭지를 찾아 빤다. 시각이 아니라 후각을 통해서다. 설마라고 하겠지만 우리는 이미 배 안에서부터 어머니 냄새를 맡아 왔다는 이야기다. 배 안에서도 어머니의 말을 익힌다는 말, 그리고 모차르트의 음악에는 편안한 ..
돌상 앞의 한국인 ① 돌상 앞의 한국인 ① 인터넷 블로거 뉴스에 아사다 마오는 그 사주(四柱) 때문에 김연아를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두 선수는 모두 경오(庚午)년 백말띠이고 달수는 갑신(甲申)과 을유(乙酉)이다. 태어난 날은 계유(癸酉)와 계사(癸巳)인데 20일의 차이가 있지만 모두 계(癸)의 일간이 들..
만인의 친구’ 미키마우스는 배꼽이 없다 만인의 친구’ 미키마우스는 배꼽이 없다 인터넷에 들어가 검색해보면 웬만한 연예인보다 더 큰 대접을 받고 있는 생쥐 한 마리가 있다. 이름은 미키마우스, 국적은 미합중국, 출생지는 뉴욕이다. 종교는 기독교이고 키는 70㎝, 혈액형은 B형이다. 걸핏하면 “Oh, boy!”라고 말하는 버릇과 빨간 스포츠카..
한국인은 한 살 때 태어난다 ⑤ 한국인은 한 살 때 태어난다  “나는 한 살 때 태어났습니다.” 장용학의 소설 ‘요한시집’ 첫 줄에 나오는 대목이다. 당연한 소린데도 아주 참신한 충격을 준다. 그래, 정말 그래. 우리는 태어나면서 한 살을 먹었지. 나는 양력으로 12월 29일 태어나서 이틀 만에 두 살을 한꺼번에 먹은 사람이다. ..
왜 울며 태어났을까 ④ ④ 왜 울며 태어났을까 [중앙일보] 태어나자마자 아이들은 왜 큰 소리로 우는가. “바보들만 사는 당그란 무대에 타의에 의해 끌려나온 것이 억울하고 분해서 그랬을 것”이라고 셰익스피어는 풀이했다. 과연 대문호다운 상상력이다. 하지만 한 가지 씻을 수 없는 실수를 했다. 아이들이 타의에 의해 ..